미국 10·20대 사망 원인 1위가 '총기 사고’

2017년 '교통사고' 역전 후 1위 유지
학교선 '총기 사고 대처' 훈련 일상화
"美, 반려견보다 총 소유가 더 쉬워"



전미총기협회(NRA)가 28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한 연례 총회에서 7세 어린이가 총기를 겨누는 방법을 아버지로부터 배우고 있다. 이번 행사는 18세 고등학생이 초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어린이 19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진 지 불과 며칠 만에 같은 지역인 텍사스에서 강행돼 시작부터 논란을 빚었다.

미국 텍사스의 한 초등학교에서 10대 고등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어린이 19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발생한 가운데, 현지에서 총기로 인한 피해가 재조명되고 있다. 다른 나라보다 총기 구매가 훨씬 손쉽다는 점, 총기로 인한 인명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사실 등을 근거로 총기 규제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이번에도 ‘별 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에서 인구 10만 명 당 1~24세 어린이와 청소년·청년의 사망 원인 1위가 ‘총기 사고’라고 보도했다. 1960년대부터 10·20대의 사망 원인 압도적인 1위는 자동차 등 교통사고였다. 그러나 총기 사고가 교통사고의 뒤를 바짝 뒤쫓더니, 지난 2017년 교통사고를 역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총기 사고로 사망한 미국 10·20대는 2020년 7000명에서 2020년 1만명 이상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미국 학생들은 총기 사고에 대응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총격이 발생했을 때 책상 아래 숨는 것 등 긴급 조치를 평소에 익혀두고, 나무 총과 가짜 혈액까지 동원해 ‘총격 시뮬레이션’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치권은 총기 규제 도입에 여전히 미온적이다. 총기 판매 현황을 조사하는 법안은 지난 2013년 미 상원을 통과하지 못했다. 워싱턴 DC를 비롯해 미국 27개 주가 총기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75개 법안을 통과시켰음에도 이번에 참극이 벌어진 텍사스를 포함해 다른 주는 오히려 총기 규제를 풀었다. 텍사스 초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한 용의자 샐러도어 라모스도 이달 자신의 18번째 생일을 맞아 총기 2정을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상당수 주에서 여전히 반려견보다 총기를 소유하는 것이 더 쉽다”고 지적했다.


총기 규제에 반대한다는 미국 사회 내 여론도 만만치 않다. 최근 미국 갤럽 조사에 따르면 ‘총기 규제 강화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52%만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같은 질문을 했던 2018년 조사 때 나온 찬성률(67%)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이 총기를 지금처럼 손쉽게 구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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