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비극 반복 없도록… "폭력 탐지 로봇이 보안 요원 역할도"

[AWS 공공 서밋 2022]
알프레도 폴리토 루미 CTO 인터뷰
조용한 따돌림부터 총기 소지까지 탐지
멕시코 기업으로 글로벌 강자 넘보는 루미

한 박물관에서 루미 로봇이 방문객을 접객하고 있다. /사진 제공=루미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학교 내 폭력을 야기하는 행동 등이 포착되면 연계된 경찰, 교육 당국 등에 경고 알림을 전파하는 방식으로 총기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알프레도 폴리토 루미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


멕시코 국경과 접하고 잇는 미국 텍사스주 남부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는 노동시장을 휩쓴 인력난으로 인해 학교에 상주하는 보안 요원을 구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최근 발생한 총기 참사를 초기에 막지 못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구인난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AI와 로봇을 활용한 학교 폭력 탐지 시스템이 이 같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알프레도 폴리토 루미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미 워싱턴D.C. 아마존웹서비스(AWS) 공공 서밋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안타깝게도 이 같은 총기 참사를 종종 접한다”며 “학교 폭력 탐지 시스템을 통해 총기 사고를 비롯한 학교 내 다양한 폭력 상황에 조기 대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알프레도 폴리토 루미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미 워싱턴D.C. 아마존웹서비스(AWS) 공공 서밋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폭력 탐지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D.C.=정혜진 특파원


루미는 2014년 창업한 멕시코의 로보틱스 스타트업으로, 헬스케어, 호텔·은행 접객, 소셜 로봇 등 다양한 상황에 쓰이는 로봇 라인업을 구축했다. 특정 로봇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마다 확장성이 높은 게 장점이다.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30여개 이상의 다양한 상황의 로봇을 만들었다. 루미는 워싱턴D.C. 내의 대표 박물관인 스미스소니언 국립 항공우주박물관에서는 방문객들의 안내를 돕는 마스코트로 자리 잡았다. 특히 팬데믹 기간 동안 헬스케어 로봇의 경우 환자의 체온 측정을 비롯해 혈중 산소 포화도, 심박수 측정과 약 처방, 진료비 결제 등 십여 가지의 기능을 확대하면서 높은 성장성을 자랑했다. 멕시코 내 여러 대형 병원에서도 루미 로봇이 쓰이며 팬데믹 기간 동안 대면 진료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 의료진의 건강권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알프레도 폴리토(오른쪽) 루미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가 미 워싱턴D.C. 아마존웹서비스(AWS) 공공 서밋에서 루미 로봇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D.C.=정혜진 특파원


루미가 이번에 역점을 두는 라인업은 학교 내 폭력 탐지 시스템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의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AI 탐지 모델을 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봇에 탑재된 탐지 카메라 등으로 총기를 소지한다거나 폭력의 조짐을 학습시켜 이 같은 움직임이 포착되면 이에 위험 신호를 띄우는 방식이다. 눈에 띄는 신체적 폭력 외에도 폭력 탐지 범위를 넓히고자 하는 게 루미의 목표다. 폴리토 CTO는 “평소에는 쉽게 포착할 수 없는 조용한 따돌림의 경우도 많은 시나리오를 학습하게 한 후 이에 따라 경고 표식(Red flag)을 알려주면 이에 대한 알림을 학교 당국에 보낼 수 있다”며 “눈에 띄는 폭력 행위가 없더라도 여럿이 모여있는데 한 명이 따로 있는 등 모습이 지속 관찰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해 정확성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학교는 사고가 일어나야 대응을 하는데 초기에 대응을 해 학교를 안전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루미는 현재 전체 50명의 직원 중 80%에 해당하는 40명이 모두 엔지니어로 구성돼 있다. 엔지니어링으로 유명한 멕시코 국립대학교와 멕시코 국립과학기술교육원으로부터 엔지니어들을 수혈하고 있다. 다만 별도의 영업 조직이 없다. 시장 전략은 AWS의 파트너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루미는 로봇 설계와 개발에 집중해 빠르게 성장하는 게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는다. 폴리토 CTO는 “라틴 아메리카 내에서는 경쟁자가 없다”며 “0부터 100까지 모든 부품과 설계를 우리 기술로 만들기 때문에 다른 회사의 재판매 로봇과 달리 다양한 고객 니즈에 맞춰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나아가 아마존 로보틱스 같은 뚜렷한 강점을 가진 글로벌 강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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