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국내 대체불가토큰(NFT) 프로젝트들의 클레이튼 탈주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존 클레이튼에서 이더리움 체인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네트워크 안정성과 글로벌 장벽이 클레이튼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클레이튼 기반 NFT 프로젝트 ‘클레이다이노(KlayDino)’는 최근 NFT 마켓플레이스 ‘블루베이(Bluebay)’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한정판 이더리움 NFT를 발행했다. 기존 메인넷은 클레이튼이지만 이더리움 체인으로의 확장을 통해 국내와 해외 이용자를 모두 포섭하겠다는 전략이다. 클레이다이노 측은 “글로벌 확장을 고려해 프로젝트 최초로 이더리움 기반 NFT를 발행했다”며 “이더리움 체인을 통해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클레이다이노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해당 한정판 이더리움 NFT는 오는 31일까지 블루베이 공식 홈페이지에서 경매 방식으로 판매된다.
클레이다이노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클레이튼 기반 NFT 프로젝트들의 ‘탈(脫) 클레이튼’ 행보와 궤를 같이 한다. 앞서 국내 대표 NFT 프로젝트 메타콩즈는 지난 28일부터 2주간 클레이튼에서 이더리움 메인넷으로의 마이그레이션 작업에 돌입했다. 메타콩즈는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에서 클레이튼 부문 거래량 1위를 차지했던 클레이튼의 핵심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클레이튼이 ‘내수용 플랫폼’ 꼬리표를 떼지 못 하자 결국 글로벌 확장성을 위해 이더리움으로 체인 변경을 결정했다.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생태계를 키워오던 위메이드도 클레이튼을 벗어나 자체 메인넷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위메이드는 오는 6월 15일 글로벌 쇼케이스에서 이를 공개하고, 구체적인 이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다른 NFT 기반 P2E(Play to Earn) 프로젝트 실타래도 최근 이더리움 체인으로 메인넷을 변경했다. 이 같은 결정에는 클레이튼의 네트워크 불안정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타래는 지난 2월 NFT 카드 공개 과정에서 해킹 피해를 입기도 했다.
클레이튼의 간판급 NFT 프로젝트가 줄지어 생태계를 떠나면서 클레이(KLAY) 가격도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KLAY는 30일 오전 9시 30분 빗썸 기준 543원에 거래됐다. 연초 가격(1635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한 것이다. 루나 사태 직후인 지난 12일에는 435원까지 하락하며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KLAY 가격이 하락하면서 클레이튼을 기축통화로 하는 NFT의 가치도 덩달아 떨어졌다.
클레이튼 재단은 NFT 프로젝트들의 체인 이탈 현상이 지속되자 거래 수수료를 인하하며 이용자 달래기에 나섰다. 지난 22일 이후 클레이튼의 사이프레스 메인넷 수수료는 250스톤으로 하향 조정됐다. 앞서 클레이튼은 지난 3월 25스톤이던 수수료를 750스톤으로 30배 가량 대폭 인상한 바 있다. 스팸 거래를 차단해 네트워크 안전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지만 이 같은 결정은 클레이튼의 최대 장점인 저렴한 수수료를 스스로 무색하게 만든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울러 한국 커뮤니티와의 적극적인 소통 재개도 약속했다. 클레이튼 재단은 지난 3일 “그동안 한국 공식 커뮤니티 방에 대한 소통과 관리에 부족한 점이 있었던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한 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클레이튼의 도전 방향과 생태계 확장에 대해서 커뮤니티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커뮤니티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