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에도 트럼프 같은 대통령 생기나…1차 대선투표 2위한 에르난데스 주목

페트로 40% vs 에르난데스 28% 득표
내달 19일 결선투표 결과 주목

29일(현지시간) 로돌포 에르난데스의 지지자들이 에르난데스의 결선 투표 진출을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콜롬비아 때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예상을 깨고 기업인 출신 포퓰리스트이자 중도우파 성향의 로돌포 에르난데스가 결선 투표행을 확정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열린 때선 1차 투표의 99% 가량이 개표된 가운데 좌파 연합 '역사적 조약'의 구스타보 페트로가 약 40%를 득표하며 결선 투표행을 확정했다. 페트로에 이어 무소속의 에르난데스가 28% 가량을 득표하며 중도우파 페데리코 구티에레스를 꺾고 2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콜롬비아는 다음달 19일 열리는 결선 투표를 통해 페트로와 에르난데스 중 1명을 다음 때통령으로 선출한다. 콜롬비아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있을 경우 당선이 확정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가장 많이 득표한 두 명의 후보가 결선 투표를 치르는 방식으로 당선자를 뽑는다.


이번 1차 투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르난데스가 아닌 구티에레스가 결선투표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기업인 출신의 에르난데스는 2016년부터 3년간 부카라망가의 시장을 역임했다. 에르난데스는 포퓰리스트에 아웃사이더로, ‘콜롬비아판 트럼프’로 불리는 인물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에르난데스가 지난해 캠페인을 시작했을 때 그에게 기회를 준 이들은 거의 없었다"며 "그는 자신의 건설사에서 축적한 재산으로 선거자금을 스스로 조달했고 소셜미디어를 광범위하게 활용하면서 '틱톡의 노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6년 한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독일의 유명한 사상가 아돌프 히틀러의 추종자"라고 묘사했다가 이후 히틀러를 알버트 아인슈타인과 혼동했다고 밝혔으며, 시장 재임 시절에는 소방관들을 향해 "뚱뚱하고 게으르다"고 비난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페트로는 현직 상원의원으로, 과거 좌익 게릴라 단체인 M-19에서 활동한 반군 출신으로 2012년부터 3년간 수도 보고타의 시장을 지냈다. 때선에 출마한 것만 이번이 3번째로, 세제 개혁과 빈곤 해소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가 결선 투표에서 당선될 경우 콜롬비아 최초의 좌파 때통령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전문가들은 에르난데스의 당선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여론조사에 따르면 구티에레스의 지지자들의 때부분이 (결선투표에서) 에르난데스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에르난데스가 페트로에 비해 더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컨트롤리스크의 컨설턴트인 실바나 아마야 애널리스트는 "로돌포는 변화를 원하지만 좌파가 아닌 유권자들을 결집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고 있다"며 "결선투표에서 페트로를 이길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