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떨어지자 돌아오는 외국인…"안도랠리 기대"

원·달러환율 1238원으로 급락
'물가 피크아웃'에 투심도 회복
3거래일간 6669억원 순매수
삼전 1.8%·네이버 4% ↑ 등 강세
공급대란 여전…하락 가능성도


한동안 국내 증시를 외면했던 외국인들이 3일 연속 주식을 사 모으며 코스피가 2660선을 회복했다. 투자 심리를 짓눌렀던 고물가 공포가 완화되고 환율이 외국인의 수급에 우호적으로 돌아선 덕분이다. 외국인들은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을 집중 매수하며 최근 지지부진했던 증시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외국인 수급 개선을 발판으로 저평가 국면인 국내 증시가 상승 탄력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61포인트(1.20%) 오른 2669.66으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24.26포인트(0.92%) 오른 2662.31로 출발해 상승 폭을 꾸준히 확대했다. 장중 한때 2672.74로 오르며 267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558억 원, 4193억 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은 지난 3거래일간 6669억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전체 순매수 금액의 3분의 1인 1084억 원을 삼성전자에 투입했다. 이 덕분에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80% 오른 6만 7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 밖에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SDI(006400)(-1.53%)를 제외하고 네이버(4.07%), 카카오(035720)(2.69%), LG에너지솔루션(2.09%), 삼성전자(1.80%), LG화학(051910)(1.27%),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08%), 현대차(005380)(1.08%), SK하이닉스(0.94%), 기아(0.84%) 등이 강세였다.


지난주 미국 뉴욕 증시의 상승세 속에 국내외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피크아웃(정점 통과)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도 외국인이 순매수로 방향을 트는 데 한몫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7원 60전 내린 1238원 6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3월 17일(21원 40전 하락) 이후 두 달 반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환율은 5월 13일 장중 1291원까지 오르면서 13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됐으나 최근 2거래일 만에 급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기대 심리로 상승한 점이 국내 증시의 투자 심리 회복을 견인했다”며 “원·달러 환율이 1240원대까지 하락하며 원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 매수 유입 확대 또한 긍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저평가 국면에 들어서고 경기 침체 우려가 선반영되면서 기술적 반등, 안도 랠리를 기대해 볼만하다는 의견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은 통화정책에 있어서는 ‘자이언트스텝’, 연내 기준금리 3% 이상 도달을, 경기 전망에 있어서는 경기 침체 우려까지 일정 부분 선반영했다”며 “단순한 불안감을 넘어 공포 심리까지 유입됐다고 본다. 이는 반대로 공포 심리를 자극했던 변수들이 단기적으로 현실화되지 않으면 분위기 반전이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미 외국인 지분율이 최근 10년래 최저치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추가적인 매물 부담은 낮다고 판단한다”며 “수급의 빈집 효과를 감안하면 적은 매수세로도 지수 상승을 충분히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발 공급망 차질, 인플레이션 지속 등 변수가 여전해 지수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투자 심리나 변동성 지표상으로는 현재 지수 레벨이 바닥권 도달 신호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후의 유의미한 반등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시장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이 많다”면서 “악재를 관통하는 인플레이션의 경로와 레벨에 따라 시장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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