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중점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핵심 수입품목의 4분의 3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핵심 품목을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건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30일 최남석 전북대 교수에게 의뢰한 ‘한국경제 산업 핵심물자 현황·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핵심 수입품목 228개 중 전체 75.5%에 해당하는 172개가 중국산이다.
보고서는 한국의 주요 무역 대상국인 중국, 일본, 미국을 대상으로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 현황을 점검했다. 이중 수입의존도가 90%를 넘으면서 수입경쟁력이 극히 낮은 품목 중 수입금액 규모가 상위 30%에 해당하는 228 품목을 ‘핵심 수입품목’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전체 228개 품목 중 중국산 품목이 172개(75.5%)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일본산 32개(14.0%), 미국산 24개(10.5%) 등이다.
보고서는 핵심 품목 228개 중 기업 간 거래가 많고 글로벌 공급망 안전성이 취약하다고 판단되는 133개 품목을 별도로 분석했는데 이중 중국산 품목이 95.4%(127개)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관리가 필요한 중국산 핵심 수입 품목은 전기제품, 기계·컴퓨터, 철강, 유·무기화합물, 유리, 의료용품, 비철금속 등 산업용 원자재가 주를 이뤘다. 강철 제조 필수 소재인 망간과 전기차 배터리 필수 원료인 흑연, 자동차 경량화 주요 소재인 마그네슘 등이 대표적이다.
특정 국가에 핵심 수입 품목이 집중되면 자칫 지난해 발생한 ‘요소수 대란’과 같은 공급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228개 품목에 대해서는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양자 간 통상갈등과 미중 무역갈등 현황을 시의적절하게 업데이트해 무역통상전략 조정, 자유무역협정(FTA) 활용도 제고, 수입 다변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안전성이 취약하다고 판단된 133개 품목에 대해서는 조기경보관리 체계를 수립하고 정부의 대처 방안을 기업 맞춤형으로 상시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되는 등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악화하고 있다”며 “수입선 다변화, 글로벌 공급망 동맹 적극 참여 등으로 핵심 수입품목 중국 편중 현상을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