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건설자재 가격 상승분을 공사비에 적기 반영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안정적인 건설자재 공급망 구축과 신공법 개발 등을 통해 공사비·분양가 상승을 최소화하고 250만 가구 이상 주택 공급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오전 세종시 6-3생활권 M2블록 공동주택 건설현장에서 ‘건설자재 공급망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관계부처?기관과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등 건설업계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최근 건설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현장 애로와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주택 등 건설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공공공사와 관련해선 관급자재 공급을 안정화하고 현행 물가 변동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달청은 자재별 가격 인상 요인을 납품 단가에 신속히 반영해 관급자재가 제때 납품될 수 있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공공공사 물가반영이 전반적으로 원활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건설공사 특성을 고려해 단품슬라이딩(자재 가격 변동률이 15% 이상인 경우, 계약 금액 조정) 등 현행 공사비 조정 제도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있는지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건설업계는 ‘건설업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물가 변동 시 민간공사의 공사비 증액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할 계획이다. 또 공정한 계약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공사비 증액 조치가 가능한 민간공사 표준도급계약서 사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정비사업의 경우에도 착공 이후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이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서울시와 함께 ‘정비사업 공사표준계약서’ 개정도 추진한다.
국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합동으로 주요 자재의 수급현황 및 유통시장 동향, 가격 추이 등을 민간에 공개하는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축한다. 이를 통해 건설자재 유통시장의 불안 요소를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건설업 납품단가 연동제 시범사업 등 원도급사와 하도급사, 레미콘 등 건자재 제조업계 간 ‘제 값 받기’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주택공급 현장에 대해선 합리적인 공사비 책정과 이자 및 수수료 부담 완화를 통해 공급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지원한다.
국토부는 아직 분양이 시작되지 않은 사업장이 자재가격 상승분을 공사비에 반영할 수 있도록 분양가상한제 개선 방안을 6월 발표할 예정이다.
분양이 완료된 민간 사업장 중 총 공사비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원도급사가 부담하도록 하도급 변경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수수료, 대출금리 등 사업자의 부담을 완화해 자발적인 하도급 대금 조정을 유도한다.
구체적으로 건설사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이미 납부한 분양보증 수수료의 50%를 환급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한다. 주택도시기금 대출을 받아 민간분양 주택을 건설 중인 사업장에 대해서는 분양 후 상환 시까지 대출금리를 기존 4.6%에서 3.6%로 1.0%포인트 인하한다.
정부는 공사비 절감을 위한 민간의 노력을 돕기 위해 신공법과 새로운 건설자재 개발 등 연구개발(R&D)도 적극 추진한다. 탄소소재, 나노기술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철근, 시멘트 등 기존 자재보다 저렴하고 품질이 우수한 대체자재를 개발하고 제조원가 절감을 위해 레미콘 등 건설자재 생산 공법도 개선한다.
R&D를 통해 새롭게 개발된 대체자재는 공공이 선도해 적용하고 민간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체계적인 R&D 수행을 위해 ’스마트 건설자재 기술개발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다.
원 장관은 “자재가격 상승으로 건설업계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만큼 발주자와 원·하도급사 모두의 상생과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영세한 하도급사에만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발주자와 원도급사가 공사비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또 “업계의 노력에 발맞춰 혁신적인 기술개발 투자를 과감하게 늘려나가고 업계와 함께 5년 단위의 스마트 건설자재 기술개발 로드맵도 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