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이코노미스트 "시진핑, 中경제 망치는 원흉"

■'시진핑의 신성장전략' 비판
부동산 옥좨 4월 주택판매 47%↓
빅테크 규제에 텐센트 순익 51%↓
"제 멋대로인 정책으로 경제 둔화"
WSJ도 "젊은층 좌절감 커" 분석

중국 상하이시에서 방호복을 입은 중국 정부통제요원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이 걸린 거리에서 통화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영국의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중국 경제가 둔화되는 근본적인 원인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정치적 경쟁자가 없는 시 주석이 억압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경제정책을 내세우면서 민간 활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의 억누르기식 국가 운영이 경제 둔화 차원에 그치지 않고 중국 젊은이들의 좌절로 이어지며 출산 회피 등의 사회현상을 낳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국 경제와 관련해 “중국 자본주의를 개편하려는 시 주석의 이념적 행보와 제로 코로나 정책이 맞물려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만약 중국이 지금과 같은 경제철학을 유지한다면 성장은 둔화되고 예측 가능성은 더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체가 가장 큰 문제로 꼽은 것은 시 주석이 ‘신성장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는 일련의 경제정책이다. 중국은 2020년 하반기부터 내수 중심의 성장, ‘다같이 잘살자’는 공동 부유 등을 앞세워 산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불평등과 독점·부채를 완화하겠다는 목표 자체는 이성적”이라면서도 “모든 분야를 당이 이끌어야 한다고 믿고 있는 데다 실제 정책은 기업에 대한 징벌적 수단에만 의존한다”고 꼬집었다. 빅테크에 대한 규제가 대표적이다. 1년 이상 이어진 규제의 칼날에 텐센트의 올 1분기 순이익은 51% 감소했으며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의 실적도 줄줄이 악화했다. 테크 분야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8%를 차지하며 중국 경제성장을 주도해왔다. GDP의 15%를 차지하는 부동산 분야 역시 공동 부유를 앞세운 당국의 규제에 큰 타격을 입으며 4월 주택 판매는 전년 대비 47% 감소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40년 만에 처음으로 어떤 경제 분야에서도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며 “경제 둔화의 책임은 시 주석에게 있으며 중국 경제에서 1인 통치 체제의 결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직격했다.


중국 경제를 얼어붙게 만든 제로 코로나 정책 역시 시 주석의 이념이 경제에 타격을 준 대표 사례다. 상하이 봉쇄 여파로 중국의 4월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11% 줄었고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중국 성장률이 미국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당국의 억압에 짓눌린 중국의 젊은 세대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과 국가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하이 주민들을 인터뷰한 최근 르포 기사에서 당국의 억압과 통제를 절감한 젊은 세대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봉쇄는 없을 것’이라고 발표한 직후 곧바로 도시 전체를 폐쇄한 시 정부의 조치나 ‘강제 이송에 협조하지 않으면 3대가 고통받을 것’이라는 관료들의 발언 등을 접한 주민들 사이에서 환멸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열심히 일하면 더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믿었던 중산층이 시 주석이 제시한 ‘차이나 드림’에 자신들이 포함되지 않을 것임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