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향후 5년 간 3000명 이상의 반도체 설계 인력을 배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4대 과학기술원 총장들은 반도체 계약학과 설립과 대학원 기능 강화로 반도체 인력 부족 해소에 적극적 나서기로 했다. 또 민관 협력을 늘리기 위해 산업계와 학계, 정부부처 관계자가 모인 ‘반도체인재양성협의회’ 운영도 정례화하기로 했다.

30일 이종호 과기부 장관은 대전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본관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B하이텍, 네메시스 등 반도체 기업 리더, 4대 과학기술원 총장,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 등과 함께 인력양성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최근 정보기술(IT) 기기 고도화로 반도체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열악한 반도체 생태계 구조로 반도체 설계 및 생산 인력이 고갈돼 업계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가적인 인력 양성책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반도체 설계 실무인력 양성사업’과 ‘인공지능(AI) 반도체 고급인재 양성 사업’ 예산 확보로 5년 간 3140명 반도체 인재 양성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간담회에서 “반도체와 같이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기술 분야는 산·학·연 협력을 통한 인력 양성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핵심인력 확보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KAIST, 광주과기원(GIST), 대구경북과기원(DGIST), 울산과기원(UNIST) 등 4대 과학기술원 총장들도 힘을 보탰다. 4대 과기원은 반도체 계약학과 운영을 본격화해 2023년부터 연 200명 우수 인력을 양성한다고 설명했다.

고급 반도체 기술 구현에 필요한 석·박사 인력 배출도 늘린다. 4대 과학기술원의 반도체 대학원 기능을 강화해 석·박사 인력을 현재의 연간 220명에서 5년내 500명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은승 삼성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세계 반도체 전쟁 속에서 가장 필요한 무기는 ‘인재’”라며 “새 정부가 인력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줘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해 반도체인재양성협의회라는 모임도 정례화하기로 했다. 산업계·학계·정부 부처 관계자가 모여서 반도체 인력 수급 상황을 고려하고 대책을 마련한다는 게 골자다. 반기에 한 번씩 이 협의회를 여는 것을 원칙으로, 필요에 따라 횟수를 늘리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메모리 반도체 공장 안에서 반도체를 만들 때 쓰이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 인력 보강도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회장은 “대기업에도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만, 소부장 업계에서도 인력 이동 등으로 사람이 없어 아우성”이라며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