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뒤에 푸틴의 ‘인구 집착’ 있었다

닛케이 "인구감소 막기 위해
구소련권 병합 나섰을 수도"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유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견제나 자원 확보 차원이 아니라 러시아의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000년 취임 당시부터 “인구 감소는 국가 존망의 위기”라고 주장하며 인구 증가를 국정 목표로 내세웠다. 취임 20년을 맞은 2020년 국정 연설에서도 “러시아의 운명이 신생아에 달렸다”며 인구 확대를 강조했다.


닛케이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역사를 통해 인구가 국력의 기반이라는 철학을 갖추게 된 것으로 봤다. 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39년 소련 인구는 현재(약 1억 4500만 명)보다 많은 1억 9000만 명에 달했지만 전쟁을 겪으며 전체 인구의 10%에 달하는 2660만 명이 사망했다. 이후 소련 체제가 들어선 뒤에도 사회경제적 혼란으로 출생아 수가 급락해 1992년에는 사망률이 출생률을 앞지르기도 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취임 이후 러시아인 평균 연봉의 1.5배 수준인 25만 루블을 둘째 출산 시에 지급하는 ‘모성 자산 프로그램’을 마련해 자녀 양육을 위한 지원금을 제공했다. 이 정책은 어느 정도 성과를 냈지만 2010년 중반을 기점으로 러시아의 출생률은 다시 감소하고 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이 주목한 방법이 앞서 ‘구소련권 병합’일 수 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실제로 2014년 크름반도 합병 당시 러시아 인구는 260만 명 늘어나기도 했다. 닛케이는 “지난해 7월 푸틴 대통령이 발표한 논문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의 역사적 통일에 관하여’를 통해 이번 침공에 대한 그의 최종 목표를 확인할 수 있다”며 “푸틴 대통령은 같은 뿌리를 가진 옛 소련권의 재외 동포들을 러시아에 편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논문은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벨라루스인은 모두 9세기에 건국된 키예프공국의 후손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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