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가 새로 추진하기로 했던 ‘메타버스’ 근무제의 방향성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근무 방식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 이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이날 사내 추가 공지를 통해 전날 발표한 근무제 관련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던 ‘그라운드 룰’을 다시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컸던 실시간 음성채널 접속과 코어타임(집중근무시간) 제도에 대해 의무화 보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음성 커뮤니케이션 툴와 관련해 일정 기간 테스트 후 크루(임직원)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사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애초부터 베타 성격이었기 때문에 정해진 건 없었다”며 “앞으로 직원들과 소통해 조율해 갈 계획”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전날 올 7월부터 직원들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곳에서 자유롭게 일하는 메타버스 근무제를 전격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남궁 대표는 당시 “지난 2년간 원격근무를 경험해본 결과 업무를 하는 데 물리적 공간보다 ‘연결’이 더 중요한 가치라고 결론 내렸다”며 새 근무제 도입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다만 직원들은 연결을 위해 음성채널에 실시간 접속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 있어 이에 대한 거센 불만을 쏟아냈다. 음성 연결을 위해 ‘디스코드’라는 소프트웨어에 접속해야 하는데 이미 카카오 직원들이 쓰는 툴만 카카오톡, 카카오워크, 아지트, 구글미트 등 너무 많아 부담스럽다는 주장이다. 또 실시간 마이크, 스피커 등으로 연결돼 있는 건 지나친 간섭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측은 “일부 직원들의 주장처럼 항상 스피커를 켜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연결만 돼 있으라는 것이지 기본 원칙은 마이크는 ‘off’ 상태로 하고 스피커는 업무를 보거나 회의중일 때 언제든 꺼 놓을 수 있다. 골전도 이어폰을 계속 쓰고 있어야 한다는 말도 나오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