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계속 올린다는데…가계 대출금리 8년 만에 4% 돌파

4월 예금은행 가계대출금리 4.05%
주담대 3.90%로 4%대 진입 직전
금리 올리는데 변동 대출 더 늘어
연말 기준금리 2.50% 가능성에
가계대출 금리 상승세 지속 전망

서울 시내 은행에 대출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가 한 달 만에 0.07%포인트 오르며 2014년 5월 이후 7년 11개월 만에 4%대를 돌파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4%대 진입을 앞두고 있고 신용대출 금리도 5% 중반을 넘어섰다. 한은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25~2.50%까지 올릴 가능성이 큰 만큼 대출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9일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를 통해 4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연 4.05%로 전월 대비 0.07%포인트 올랐다고 밝혔다. 2014년 3월(4.09%) 이후 8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90%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오르며 2013년 3월(3.97%) 이후 약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5.62%로 전월 대비 0.16%포인트 상승해 2014년 6월(5.62%) 이후 최고치다. 지표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저신용차주 비중이 확대되면서 금리 수준이 올랐다는 설명이다.


가계대출은 5.0% 이상 중금리 대출 비중이 11.0%로 전월(9.4%) 대비 큰 폭 상승했다. 이 역시 저신용차주 비중이 늘어난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중금리 대출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가계의 고정금리 비중은 19.2%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낮아졌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린 데다 추가 인상까지 예고한 상황인데도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를 더 많이 선택한 것이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확대된 영향”이라며 “4월까지도 변동금리 대출을 더 많이 받는 분위기가 있다”고 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에 대출금리 추가 상승도 예상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연말 기준금리가 2.25~2.50%에 이를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대해 “합리적인 기대”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은은 대출금리 상승 폭은 둔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송 팀장은 “지난해는 은행이 가산금리를 높게 형성하면서 기준금리에 비해 대출금리가 높았다”며 “최근에는 기준금리가 높아지더라도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만큼 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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