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재정에서 병·의원, 치과, 약국 등 의료 기관에 지급하는 수가가 내년에 올해 대비 평균 1.98% 오른다. 이에 따른 추가 소요 재정은 1조 848억 원으로 추산된다. 수가가 인상되면서 건보 가입자가 부담하는 보험료의 요율도 함께 올라 7%대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보공단은 대한병원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약사회·대한간호협회·대한조산협회 등 5개 의약 단체와 2022년도 수가 협상을 마무리하고 1일 열린 재정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이를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기관별 인상률은 병원 1.6%, 치과 2.5%, 약국 3.6%, 조산원 4.0%, 보건 기관 2.8%다. 다만 건보공단이 의원과 한의원에 각각 2.1%, 3.0%의 인상률을 제안했지만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가 받아들이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합의된 인상률과 합의되지 못한 인상률 등을 토대로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이달 중 인상률을 최종 결정·의결한다. 통상 합의가 결렬된 의료 기관은 건보공단이 제안한 인상률을 준용한다.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를 고시해 확정한다.
협상이 타결된 병원·치과·약국 등의 인상률과 공단이 제안한 인상률 등을 기준으로 한 전체 내년 평균 인상률은 1.98%다. 전년도 인상률 대비 0.1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수가 인상률은 2020년 2.29%, 2021년 1.99%, 2022년 2.09%였다. 이번 수가 인상에 따른 건보공단의 내년 추가 소요 재정은 1조 848억 원으로 추산됐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올해 협상은 코로나19 관련 보상 문제가 핵심 이슈로 등장하면서 가입자와 공급자의 시각차가 크고 어느 때보다 많은 변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예측이 있었다”며 “가입자는 추가 재정 및 보험료 인상 부담에 대해 우려한 반면 공급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손실 보상, 방역 및 의료 인프라 유지를 위한 수가 인상을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의료 수가가 2% 가까이 오르게 되면서 건보료 인상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건정심은 이르면 이달 회의를 열어 내년도 건보료율을 정한다. 올해 건보료율은 6.99%다. 한 관계자는 “1~4월 건보 재정 당기 수지 적자가 1조 원을 넘었다는 점, 일상 회복 과정에서 의료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 내년 수가가 올랐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건보료율이 7%대로 진입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