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경기서 체면치레…김동연 단숨에 대선후보 반열

김동연, 김은혜에 0.2%p차 역대급 신승
대선 2라운드..윤석열vs이재명 대리전
이재명계, '졌잘싸' 주장에 힘 실을듯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2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개표방송을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꺾고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였던 경기도를 수성했다. 서울·인천과 충청에서 참패한 민주당은 경기도에서 승리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김동연 후보는 민선 8기 경기도지사로 당선이 확실시된다. 김은혜 후보와의 득표율 차이는 0.2%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의 컨벤션 효과를 등에 업은 김은혜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인 성남시와 경기북부 지방에서 선전했지만 투표 인구가 집중된 경기 서남부권 등에서 밀린 것이 뼈아팠다.


김동연 후보는 경기지사 선거 레이스 초반에는 대세론을 잠시 구가했지만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며 김은혜 후보와 여론조사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김 후보의 극적인 당선에는 ‘이재명 마케팅’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는 지난 4월 민주당에 입당했다. 현역 의원 지지 등 당내 기반이 취약해 경선 문턱을 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평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재명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이 김 후보를 지지한다는 사실이 당 안팎에 알려진 결과 당내 경선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후보로 선출됐다.


이 위원장은 본선에서도 김 후보 당선에 팔을 걷어 붙였다. 무난한 승리가 점쳐졌던 계양을에서 예상 밖 고전을 하는 와중에도 이 위원장은 수시로 경기도를 찾아 지원사격에 나섰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김 후보가 스펙과 스토리에 비해 인지도가 부족했지만, 이재명 마케팅을 통해 부족한 인지도를 극복하고 중도 성향의 유권자 지지도 빠르게 흡수했다”면서 “경기도에서 승리하면서 이 위원장도 최소한의 정치적 위상을 유지하게 됐고, 김동연 후보도 단숨에 차기 대선후보급으로 부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경기도 승리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당내 중진인 우상호 의원은 “경기도를 이기는 쪽이 어디 인지가 하나의 기준이 될 것 같다”면서 “선거 초반에 윤석열 당선인이 김은혜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서 (경기도를) 네 군데나 방문했다. 지난번 이재명 후보가 승리했던 지역이기도 해서 중요한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 이후에도 지난 3월 대선처럼 지도부 및 이재명 책임론보다는 ‘졌지만 잘싸웠다’ 주장이 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공론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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