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이천공장, 화물연대 파업에 생산 중단

운송 거부로 공장 내 재고 쌓여… 가동 중지
성수기 앞두고 공급 차질에 '주류 대란' 우려도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지난달 28일 숭례문 앞 도로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000080)의 경기도 이천공장에서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의 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하이트진로에 노사 갈등 변수가 발생하면서 ‘참이슬’, ‘진로’ 등 소주 물량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은 이날 오전부터 오후 5시 현재까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이날 하이트진로의 화물 운송 위탁사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이 파업을 진행하며 공장 진입·점거까지 시도하자 하이트진로 측은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하이트진로에서 화물차주 파업으로 공장이 멈춰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화물차주들의 파업으로 제품 출고에 차질이 생기면서 공장 안에 재고가 쌓이는 데다, 공장 진입까지 시도해 만약에 사태에 대비해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고 말했다.


현재 파업에 참여하는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양물류 소속 약 500명의 화물차주 중 70%는 이미 올 초 위·수탁 계약을 완료했지만, 나머지 30% 가량은 고유가로 인한 휘발유 가격 급등에 따른 ‘운임료 30% 인상’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갈등을 겪었고 이런 상황에서 화물연대에 합류한 것이다.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은 이날 뿐만 아니라 지난 3월부터 최근 두 달 동안 하이트진로의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에서도 파업 집회를 벌인 것을 전해졌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화물연대 파업에 직접 나서서 개입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위탁 물류회사와 차주간 계약에서 비롯된 문제라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화물차주들은 하이트진로가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화물차주의 파업으로 소주 참이슬과 진로를 생산하는 이천·청주공장의 출고 물량은 벌써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이천·청주공장의 일 평균 출고 물량은 평소 대비 60%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화물연대는 오는 7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폐지로 주류업계를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파업이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된다면 업계 1위 하이트진로는 물론 주류 유통회사와 자영업자들이 타격을 입고 주류대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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