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보다 단체장…체급 낮춘 전직 의원들 지자체 입성

예산·권한 커지면서 위상 높아져
서울서 '2선 출신' 정문헌·이성헌
경기, 신상진·정장선·주광덕 등 당선

신상진 국민의힘 성남시장 후보가 지난달 3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경기도 총집결 필승 유세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이번 6·1 지방선거에서는 국회의원 출신이 기초자치단체장에 대거 당선됐다. 통상 국회의원이 1급 공무원 대우를 받는 기초자치단체장에 도전하는 것은 체급을 한 단계 낮추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서울·경기 등 수도권의 경우 예산·인구 증가로 기초자치단체장의 행정 권한이 강화되면서 이 같은 ‘하향 지원 현상’이 연출됐다.


서울에서는 17대·19대(강원 속초·고성·양양) 국회의원 출신이자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지낸 정문헌 전 의원이 종로구청장에 당선됐다. 서대문구청장에는 16대·18대(서울 서대문갑) 국회의원을 지낸 이성헌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의정 활동 경험을 인정받으며 기초자치단체장으로 돌아왔다. 다만 성북구청장에 도전장을 던졌던 정태근 전 국민의힘 의원은 현역 이승로 구청장에게 0.53%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경기도에서도 전직 의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시장 선거에서는 17대부터 20대(경기 성남 중원)까지 내리 4선을 지내고 20대 국회 전반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을 지낸 신상진 전 국민의힘 의원이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의 배국환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지며 무려 12년 만에 국민의힘이 지역 탈환에 성공한 것이다. 평택시장에도 16대부터 18대(경기 평택을)까지 내리 3선을 지낸 정장선 전 민주당 의원이 재신임을 받았고 하남시장으로는 19대·20대(경기 하남) 국회의원 출신으로 새누리당과 자유한국당에서 정책위원회 의장을 맡았던 이현재 전 의원이 당선됐다.


남양주시장 선거에서는 국회의원 출신의 여야 후보가 맞붙었다. 18대(경기 구리)·20대(경기 남양주병) 국회의원을 지낸 주광덕 전 의원이 선택을 받았다. 주 당선인은 서울동부지검 검사 출신으로 지난 대선 윤석열 당시 후보 캠프에서 상임전략특보로 활동한 경력이 주목받으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지원사격을 받은 19대(비례대표) 국회의원 출신의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을 꺾었다. 용인에서는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이상일 전 의원이 19대(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백군기 전 용인시장에게 승리를 거뒀다.



이상일 국민의힘 용인시장 후보가 1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된 뒤 지지자들과 환호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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