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펄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총기를 난사해 흑인 10명을 숨지게 한 10대가 재판에 넘겨졌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뉴욕주 법원 대배심은 이날 페이튼 젠드런(18)에 대해 '국내 테러'와 '증오 범죄 살인' 등 25가지 혐의를 적용해 기소 결정을 내렸다.
대배심은 미국 사법 절차에서 일반 시민이 재판에 참여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기구로 이날 기소는 젠드런이 지난달 14일 뉴욕주 버펄로의 한 슈퍼마켓에 들어가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해 흑인 10명을 숨지게 한 지 18일 만에 이뤄졌다. 젠드런은 당시 3명에게 총을 쐈는데, 그 가운데 11명이 흑인이었다.
젠드런은 사건 직후 기소된 1급 살인 혐의와 함께 2일 오후 기소 여부 인정 절차를 밟게 된다. 앞서 젠드런은 1급 살인 혐의에 대해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기소에는 목숨을 건진 3명을 살해하려한 살인 미수와 함께 불법으로 무기를 소지한 혐의 등이 새롭게 추가됐다.
당국 한 관계자는 “대배심 조사가 현재 진행 중으로, 이번 사건은 인종차별이 동기가 된 증오 범죄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방 수사당국도 연방법상 ‘증오 범죄’로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아직 혐의에 포함하지는 않았다.
증오범죄는 인종이나 성별, 국적, 종교, 성적 지향 등 소수 집단에 이유없는 증오심을 갖고 테러를 가하는 범죄 행위를 뜻한다. 수사당국은 젠드런이 범행 전 '심오한 대체이론'(the great replacement theory)'이라는 인종차별적 이데올로기를 구독했다고 전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참사 3일 후 사건 현장을 방문해 이번 사건을 '국내 테러'로 규정하고 미국 곳곳에 만연한 백인우월주의를 거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젠드런이 증오에 의한 국내 테러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게 되면 사면 없는 종신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W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