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되는 英 ARM 인수전…SK·퀄컴 이어 삼성·인텔도 참전하나

CRN, 샘모바일 등 삼성 ARM 인수 가능성 점쳐
박정호·겔싱어 CEO 공동 컨소시엄 구성 언급


삼성전자와 인텔이 세계적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팹리스)인 ARM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SK하이닉스와 퀄컴이 ARM 인수합병(M&A)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들 간 합종연횡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한국과 미국 업체들이 반독점 규제를 피해 거국적인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2일 미국 정보기술(IT) 전문지 CRN과 샘모바일 등 해외 언론은 삼성전자와 인텔이 ARM 인수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시장 조사 업체 엔드포인트테크놀로지어소시에이츠 관계자는 CRN 기사를 통해 지난달 3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만나 ARM 공동 투자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주장했다.


ARM은 영국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설계 자산(IP) 솔루션을 만드는 기업이다. 세계 인구의 70%가 ARM 솔루션이 탑재된 칩을 매일 사용하고 있을 만큼 반도체 IP 업계에서 독보적인 강자다.


최근 ARM은 수년째 M&A 이슈에 둘러싸여 있다. 현재 최대주주는 일본 소프트뱅크다. 2020년 9월 세계 굴지의 반도체 설계 회사 엔비디아가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가 주요국 규제 당국의 반독점 심사에 막혀 무산됐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ARM 인수에 눈독을 들일 유인은 충분하다고 본다.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최상위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프로세서에도 ARM IP를 활용하고 있다.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업계 1위를 노리는 삼성전자가 ARM을 품을 경우 누릴 수 있는 시너지 효과도 크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미 인수 의사를 밝힌 SK하이닉스·퀄컴과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반독점 규제 심사를 수월하게 통과하기 위해서는 인텔을 비롯한 한미 기업들이 모두 모여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겔싱어 CEO는 올 1분기 공식 석상에서 ARM 인수를 위한 공동 컨소시엄 구성을 나란히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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