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vs 네이마르 ‘꿈의 대결’ 6만 관중 홀렸다

한국, 최강 브라질과 평가전서 1 대 5 패
PK 2골 네이마르 판정승…손흥민 침묵
6만 4000여 팬, 특급 A매치에 열광

손흥민(왼쪽 두 번째)이 2일 브라질과의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슈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페널티킥을 넣은 뒤 세리머니하는 네이마르(가운데). 연합뉴스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과 네이마르(30·파리 생제르맹)의 꿈의 대결에 6만 5000 관중이 열광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과 오래전부터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받던 네이마르. 두 선수의 맞대결로 압축된 한국과 브라질의 평가전은 경기 시작 전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불렀다. 티켓 예매부터 전쟁이었다. 지난달 25일 오후 5시부터 열린 티켓 예매 서비스에 무려 74만 명이 몰려 서버가 다운됐다. 4시간 만에 전 좌석 매진. 경기 당일 경기장을 찾은 팬은 6만 4872명으로 코로나19 시대 이후 스포츠 경기 최다 관중 신기록이다.


경기 하루 전 네이마르가 훈련 중 부상을 당해 한국전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기 1시간 전 발표된 선발 명단에 네이마르의 이름이 포함된 것. 전광판에 그의 이름이 나오자 팬들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네이마르가 경기 전 워밍업을 위해 모습을 드러내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뜨거운 박수로 환영했다.


손흥민과 네이마르의 꿈의 대결은 네이마르의 판정승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29위의 한국 축구 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랭킹 1위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1 대 5로 패했다. 3년 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당한 0 대 3 대패에 복수를 꿈꿨던 한국은 또다시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브라질과의 역대 전적은 7전 1승 6패. 유일한 승리는 23년 전인 1999년 3월이다.


한국은 월드클래스 손흥민을 비롯해 황의조(30·지롱댕 보르도), 황희찬(26·울버햄프턴)을 앞세웠지만 브라질은 너무나 강한 상대였다. 전반 7분 만에 실점을 허용했다. 알렉스 산드루(유벤투스)가 왼쪽 측면에서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프레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슈팅한 공을 히샬리송(에버턴)이 방향만 살짝 바꿔 득점에 성공했다.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컸다. 축구 이적 정보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이번에 한국을 찾은 브라질 선수들의 추정 이적료 총액은 8억 5960만 유로, 우리 돈으로 1조 1484억 원이나 된다. 한국 선수들의 몸값은 브라질의 7분의 1 수준인 1억 3228만 유로(약 1767억 원)에 불과했다. 손흥민도 전반 12분에 시도한 첫 슈팅이 수비 벽에 막히자 고개를 숙였다. 이어진 황인범(26·서울)의 슈팅은 베베르통(팔메이라스)의 선방에 걸렸다.


한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력에서 크게 밀리던 한국은 단 한 번의 기회를 엿봤다. 노력은 결과로 이어졌다. 전반 31분 황희찬이 박스 안으로 밀어준 공을 황의조가 잡은 뒤 몸싸움을 이겨냈고 완벽한 터닝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황의조가 대표팀에서 골을 넣은 것은 지난해 6월 월드컵 지역 예선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에서 2골을 넣은 이후 1년 만이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 막판 이용이 수비 과정에서 반칙을 범했다. 주심은 비디오판독(VAR) 후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네이마르가 침착한 마무리로 득점했다. 네이마르는 후반 초반 두 번째 페널티킥 상황에서도 키커로 나서 추가 골을 넣었다. 종료 10분여 전에는 필리피 코치뉴(애스턴 빌라)가 쐐기골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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