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크리에이터들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며 이들을 기반으로 한 ‘인플루언서 이코노미' 산업 규모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플루언서들을 통한 마케팅을 주된 사업으로 진행하며 기획사 역할을 담당하는 멀티채널네트워크(MCN) 그리고 자체적으로 제품을 유통하면서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진행하는 인플루언서 커머스가 산업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가운데, 높아진 인기와 치열한 기업 간 경쟁 속 꾸준한 수익성을 확보하는 기업들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광고와 뷰티, 패션 분야 인플루언서 기반 사업들이 폭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사회연결망서비스(SNS)가 전례 없는 급격한 성장을 경험하며 이를 홍보 채널로 활용한 인플루언서 사업들도 함께 덩치를 키울 수 있었다”며 “지난해 대다수 인플루언서 기반 스타트업들이 100억원을 상회하는 연 매출을 달성하고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코로나 엔데믹에 접어드는 최근 관련 업계 전반이 살아나며 온·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시장 전반의 활기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급격한 성장세에도 불안정한 수익 구조는 한계로 나타나고 있다. 기획사의 성격이 강한 MCN 기업의 경우 소속 크리에이터들의 유튜브 영상 수익이나 별도의 채널 광고 진행을 통해 수익을 얻는다. MCN은 채널과 크리에이터에게 수익을 분배한 뒤 남은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MCN 기업은 통상 크리에이터가 매출의 대부분을 획득하고 나머지인 10~30% 수준을 기업이 분배 받는다"며 “거기에 대형 크리에이터의 이탈이나 크리에이터마다 상이한 수익 편차도 기업의 안정적인 영업 이익 실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크리에이터계의 공룡 기업으로 알려진 샌드박스네트워크는 2021년 매출 1,137억원을 기록하는 동안 1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0년 57억의 순손실에서 3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사업 모델 특례 상장을 추진 중인 트레져헌터 역시 2021년 매출 250억원 대비 54억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냉각된 투자업계 분위기까지 겹쳐 심사 철회 수순을 밟기도 했다. 레뷰코퍼레이션의 5억원 대 당기순이익이 21년 MCN 대표 3사의 유일한 흑자 내역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투자업계의 관심은 지속적인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 중인 인플루언서 커머스 분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창기에 소위 ‘임블리 사태’로 대표되는 업계 내부의 휘청임이 있었지만 오히려 꾸준히 내실을 다져온 기업들이 단단해지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브랜드와 제품을 출시해 독자적인 유통 채널을 확보한 인플루언서 커머스 기업들의 성장성이 주목 받고 있다”며 “인플루언서들과의 과도한 수수료 구조를 탈피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췄을 뿐 아니라 추가적인 아이템 확장의 가능성을 열어 둔 점이 꾸준한 흑자 비결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대 규모의 인플루언서를 보유했다고 알려진 뷰티셀렉션은 인플루언서 커머스 내 가장 높은 291억원의 매출과 72억원이라는 업계 최대 순이익율을 기반으로 하반기 투자 유치 로드맵을 발표하며 긍정적인 소식을 전했다. 얼짱 출신으로 인지도를 확보한 인플루언서 홍영기를 필두로 출범한 올리브인터내셔널은 지난해 5월 20억의 투자 유치 이후 2021년 매출 272억원, 당기순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트리즈커머스 역시 지난 4월 꾸준한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7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향후 자체적인 크리에이터 육성까지도 고려하며 사업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인플루언서의 높아진 인기와 코로나19의 특수성이 맞물리며 여러 벤처기업들이 야심차게 출범했지만 이제는 기업들의 수익 구조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며 “더 이상 인플루언서의 유명세만으로 사업을 지속·확대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며 기업의 독자적 강점과 탄탄한 수익 구조 확보가 향후 기업 존속의 핵심 과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