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선 '다누리'…막바지 점검] 달→지구 파일 전송 '우주인터넷' …BTS 노래로 실험하나

다누리, 8월 3일 스페이스X 발사체로 발사
달 궤도 성공적 안착 시 7번째 달 탐사국
달에서 파일 전송하는 우주인터넷 검증
NASA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 협력
교신 위해 경기 여주에 35m 안테나 설치

3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서 다누리를 발사장으로 이송하기 전 최종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항우연

무게 678kg, 높이 2.19m.


지난 3일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시험실에서는 방진복을 입은 연구원들이 거대한 물체를 둘러싸고 작업하고 있었다. 8월 발사를 앞둔 한국 첫 번째 달 탐사 궤도선(KPLO·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 ‘다누리’다. 시험실 한쪽에는 7월 5일 인천공항으로 다누리를 실어 나를 전용 특수 컨테이너도 있었다. 다누리는 8월 3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SpaceX)의 팔콘 9 발사체에 실려 발사된다. 다누리 성공 여부에 따라 한국은 러시아·미국·중국·일본·유럽연합·인도에 7번째 달 탐사국이 된다.



다누리가 발사체로부터 분리된 후 이동 궤적 및 달 궤도 진입과정.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된 다누리는 달을 향해 일직선으로 가지 않는다. 부메랑 형태로 먼 우주까지 나갔다가 지구 근처로 돌아와 달 궤도에 진입하는 ‘달 궤도 전이(BLT)’ 방식으로 항행한다. 지구·달·태양 간 중력을 이용해 연료를 최소한으로 쓰기 위해서다. 다누리는 BLT 궤적을 따라 4.5개월 간 항행하다 2022년 12월 16일 달 남극 상공에 도착한다. 각종 임무 수행을 위해 100km 고도에 완전히 안착하는 시점은 12월 31일이다.



다누리에 실리는 탑재체 6종.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누리는 2023년 1월 1일부터 달 100km 위를 돌며 희토류·우라늄 등 자원과 표면을 관측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우주인터넷탑재체(DTNPL)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섀도우캠(ShawdowCam) △자기장측정기 △광시야편광카메라 △고해상도카메라 △감미선 분광기 등 6개의 임무 탑재체를 이용한다.



항우연 관제실에서 다누리가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관측하는 리허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항우연

DTNPL 검증은 달에서 파일·동영상 등을 전송하는 우주인터넷의 실현을 의미한다. 지난 4월 항우연 주최 ‘과학 미디어 아카데미’에서 이병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위성탑재체연구실장은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를 달 궤도선과 지구 간에 송신하도록 소속사 측에 제안해 볼 것"이라고 말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항우연 측은 방탄소년단 노래를 달에서 실제로 재생할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들이 다누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대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장은 “DTNPL은 지상 검증까지 끝낸 만큼 달에서도 장시간 운용은 아니지만 우주인터넷이 잘 될 것"이라며 "언젠가는 달의 기지·지구의 사람·화성 생물이 각각의 IP(인터넷 주소)를 가지고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다누리 발사가 “항우연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윈윈(win-win)”이라고 표현했다. 다누리에는 달 극지방을 촬영할 수 있는 NASA의 섀도우캠(ShawdowCam)을 탑재했다. 섀도우캠으로 NASA의 2025년 유인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를 위한 착륙 후보지를 찾는다. 한국은 섀도우캠을 다누리에 싣는 대신 NASA로부터 심우주 통신·항행 기술을 지원받는다.



다누리와 교신하기 위해 경기도 여주시에 구축한 심우주안테나.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과 지구의 거리는 38만 km가 넘는다. 다누리가 달 주변을 돌며 지형·자기장 세기 등을 관측한 자료를 받기 위해서는 거대한 안테나가 필요했다. 항우연은 경기도 여주시에 한국에서 가장 큰, 지름 35m의 ‘한국 심우주안테나(KDSA)’를 작년 11월에 완공했다. 높이는 45m로 아파트 15층과 맞먹는다. 심우주안테나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스페인 마드리드 등의 심우주네트워크(DSN·Deep Space Network)와 함께 다누리와 교신한다. 항우연 다누리 임무운영센터는 지난달까지 6개월간 216시간에 걸쳐 다누리 관제 리허설을 수행해왔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 3일 다누리 현장설명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다누리가 성공하면 진정한 우주 탐사국이 되고 심우주로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1959년 소련은 세계 최초로 달에 무인 우주선을 보냈다. 1969년 미국인 우주조종사 닐 암스트롱은 인류 최초로 달을 밟았다. 한국은 그간 우주 선진국의 탐사 활동을 지켜보는 쪽에 가까웠다.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우주산업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심우주는 화성·소행성 등 달보다 더 먼 우주를 일컫는다. 많은 국가들이 달 탐사에 나서는 건 심우주 탐사의 중간 기착지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한국은 이달 15일 최초로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두 번째 도전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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