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고거래 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주요 플랫폼이 내놓은 안전·간편 결제 서비스가 사기 위험이나 분쟁을 줄이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4조 원에서 지난해 24조 원으로 6배 성장했다. 시장이 커지고, 거래가 늘어남에 따라 함께 불어난 게 있으니 바로 분쟁 건수다. 지난해 중고거래 분쟁으로 정보통신기술(ICT)분쟁조정지원센터에 접수된 조정신청은 3271건으로 전년(906건) 대비 361% 뛰었다.
이처럼 시장 확대에 따른 부작용이 급격히 증가하자 중고거래 대형 플랫폼들은 ‘안전 거래’를 위한 결제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으며 리스크 줄이기에 나섰다. 번개장터는 지난 2018년 에스크로 기반의 결제 시스템인 번개페이를 출시했다. 구매자가 결제한 금액을 번개장터가 보관하고 있다가 구매자가 상품 수령 후 구매 확정을 하면 판매자에게 금액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만약 잘못된 상품이 배송될 경우 구매자는 반품을 신청해 결제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반대로 반품 신청을 하지 않으면 7일 후 자동으로 판매자에게 결제 금액이 지급된다.
구매자는 3.5%의 수수료를 별도로 부담해야 하지만, 추가 금액을 내더라도 안전 거래를 위해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많아지고 있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출시 4년 만에 번개페이 누적 거래액은 9000억 원을 돌파했고, 번개페이를 이용한 거래 건수와 거래액은 매년 2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특히 100만~300만 원대의 고가 상품을 거래할 경우 번개페이 사용률이 76%에 달하며, 재사용률은 60%를 넘었다.
이 같은 노력의 효과는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4개월 번개장터를 통해 접수된 고객불만사항(VOC)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9배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월평균 사기 신고 접수 건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8.2%나 감소했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번개페이가 (분쟁 방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한다”며 “안전한 거래 문화를 형성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번개장터의 뒤를 이어 중고나라도 지난해 9월 비슷한 서비스인 ‘중고나라페이’를 론칭했다. 번개페이와 유사한 운영 방식에 ‘구매 확정 후 자체 모니터링을 거쳐 판매자에게 금액을 지급한다’는 단계까지 추가했다. 중고나라에 따르면 현재까지 중고나라페이로 결제했을 때 발생한 사기 건수는 0건으로, 이용자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당근마켓은 번개페이나 중고나라페이 같은 안전결제 시스템은 아니지만, 송금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당근페이’를 운영하고 있다. 현금을 준비하거나 별도의 앱 없이 바로 간편하게 금액을 보낼 수 있어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중고거래 플랫폼에서의 간편결제 서비스는 개인 계좌정보나 연락처 등 불필요한 개인 정보를 노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 당근마켓에 따르면 당근페이 서비스를 전국 단위로 오픈한 지난 2월 대비 4월 말 누적 이용자 수는 4.6배 늘었고, 이용 건수는 9.1배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