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무기한 총파업을 시작으로 노동계의 여름 투쟁인 하투(夏鬪)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 급등에 따른 임금 인상 요구에다 대법원 판결 이후 노동계의 임금피크제 소송과 폐지 요구까지 맞물리면서 강성 투쟁이 예고되고 있다.
6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7월 수만 명이 모이는 전국노동자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노총 주도의 대규모 집회는 8월·10월·12월에도 예정됐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도 다음 달 중순 20만 명이 모이는 총파업을 계획했다. 정부와 노정 파트너로서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노총도 최근 협상보다 투쟁에 무게중심을 두는 모습이다.
물가 급등에 따른 임금 인상 요구에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 과정에서 나온 경영계의 최저임금 차등 적용 주장에 대한 노동계의 반발도 거세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은 “차별 없는 임금 및 수당 체계를 마련하고 치솟는 물가에도 강요되는 최저임금 지역·업종별 차등 적용 등을 철회해야 한다”며 “비정규직 대책 등이 마련되지 않으면 4만 5000명 노조원들과 총력 투쟁,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대법원의 임금피크제 판결은 하투의 수위를 끌어올릴 또 다른 뇌관으로 지목된다. 대법원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나이만을 이유로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는 무효라는 판단을 내렸다. 벌써 SK하이닉스·현대차·기아 등 대기업 노조에서는 임단협 요구안에 임금피크제 폐지를 담아 사측과 맞서고 있다.
취임 일성으로 노동 유연화 등 노동 개혁 카드를 꺼내 노조와 강대강 구도를 만든 정부의 스탠스가 노동계를 더욱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며 “고물가 탓에 현재 월급 수준으로 생활이 어렵다는 노동자가 늘수록 단체 행동 범위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