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가 7일 서해상에서 첨단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한 대규모 공중 무력시위를 단행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시 도발 원점은 물론이고 지휘부까지 정밀폭격하겠다는 군사적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보도 자료를 통해 “북한의 지속적인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6일의 한미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에 이어 오늘 공중 무력시위 비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번 무력시위의 내용에 대해 “서해상 공역에서 공격 편대군을 형성해 적 위협에 압도적으로 대응하는 비행”이라고 설명했다. 압도적 대응이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한미 연합군의 대량보복응징(KMPR)을 시사하는 단어다. 공격 편대군은 주로 적과의 전면전에 대응해 출격하는 복수의 전투기 편대를 뜻한다. 따라서 이번 무력시위는 북한이 유사시 대남 무력 도발을 감행할 경우 한미가 여러 대의 전투기 편대로 북한에 보복 응징 폭격을 가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번 시위에는 정밀유도무기를 장착한 한미 전투기 20대가 동원됐다. 특히 우리 공군은 이번 시위에 총 16대의 전투기를 참여시켰다. 해당 기종은 유사시 적의 레이더망에 몰래 잠입해 참수 작전 등을 실행할 F 35A 스텔스 전투기와 강력한 폭장량을 자랑하는 F 15K, 높은 기동성으로 제공권을 장악할 수 있는 KF 16 기종을 동원했다. 미 공군도 F 16 4대로 동참했다.
한미는 앞서 윤석열 정부 출범 하루 전인 5월 9일부터 2주간 수십 대의 전투기 등을 동원한 연합 편대군 종합 훈련인 ‘코리아플라잉트레이닝(KFT)’을 실시했다. KFT는 문재인 정부가 2019년 대규모 한미 연합 공중 훈련인 ‘맥스선더’를 폐지하면서 대신 실시한 연례 훈련이다. KFT와 달리 이번 연합 비행은 무력시위라는 차원에서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 도발 및 7차 핵실험 조짐에 대응한 상황별 군사력 시위의 성격을 띤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5일 오전 평양 순안 등 4곳에서 8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동해상으로 쏘아댔다. 이에 한미는 6일 새벽 강원도 해안 지역에서 동해상으로 전술 지대지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 8발을 쏘며 대응에 나섰고 다시 이날 연합 공중 훈련으로 재차 대북 전쟁 억지력을 보여준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 군 관계자는 “북한이 어떠한 형태로 도발을 시도하더라도 한미가 억제할 수 있다는 대비 태세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한미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조만간 7차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그 경우 한미는 한층 강력한 전략자산을 동원해 대북 압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군의 또 다른 관계자는 “한미가 수시로 연합 실기동훈련에 나서면 북한으로서도 그에 맞대응하는 수준의 무력시위를 하거나 군사훈련을 해야 하는데 이는 경제난과 연료·물자 부족, 코로나19 사태로 곤궁한 북한군 입장에서는 매우 괴로운 상황이 될 것”이라며 “북한은 결국 미사일 위협을 고조시킬수록 점점 더 자승자박의 악순환에 빠져들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