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가속패달…엔달러 환율, 20년 만에 132엔 돌파

미 10년물 국채금리 3% 재돌파에
미일 금리차 부각되며 엔화 투매
전문가 "엔저 추세 지속"

연합뉴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32엔을 돌파하며 20여년 만에 최고(엔화 가치 하락)치를 경신했다.


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한국 시간 오전 10시 44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32.60엔에 거래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6일(현지시간) 환율이 132엔을 돌파해 2002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환율은 지난달 9일 131.35엔까지 올랐다가 120엔대 중후반까지 떨어졌지만 이번에 다시 132엔을 돌파했다.


엔달러 환율의 급등은 근본적으로는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디커플링(탈동조화)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미국은 고용시장 훈풍도 계속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 긴축을 펼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다. 5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는 전월보다 39만 명 늘어 시장 예상치인 31만 8000명을 웃돌았다. 이에 6일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3주 만에 3%를 재돌파했다. 반면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미국에 비해 현저히 낮고, 특히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도 낮아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계속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채 금리가 3%가 넘는데 일본은 0%대에 머물러 있다보니 투자자들이 미국에 투자하기 위해 엔화를 투매하고 달러를 사들이면서 엔화 약세가 가속화했다.


이 외에 국제유가가 오르는 것도 엔저의 불을 붙이고 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6일 장중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했다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118.50달러에 마감했다. 기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은 유가가 오르면 석유 수입업자가 수입 대금을 지불하기 위해 달러를 확보하려들 수밖에 없다. 이는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몸값을 올리는 요소가 된다.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흐름을 돌리려면 일본의 통화정책 궤도 수정이나 원전 재가동, 대규모 관광객 유치 등이 있어야 하는데 정치적 측면에서 곧바로 실행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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