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여야 지도부가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을 논의하려 만났지만 입장 차만 확인한 채 종료됐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50분 가량의 원내수석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원 구성 문제와 관련해 말씀을 나눴지만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아직 접점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날에도 여야는 최대 쟁점인 법제사법위원장 배분 문제를 두고 평행선을 달렸다. 아울러 민주당은 원 구성과 법사위의 권한 조정이 무관치 않은 문제라며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진 수석은 “그간 국회 내에서 법사위가 체계·자구심사 기능으로 사실상 상원 기능을 해왔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고, 이 문제도 (원 구성과) 함께 다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며 “차제에 예결위를 상심위화하는 문제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현 시점에서 법사위의 기능에 손대는 것은 더 큰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며 “상임위 재배분에 논의를 한정해 타결하는 것이 국회의 책무”라고 말했다.
다만 국회 공백 상태를 방치해선 안 된다는 데에는 양측 모두 동의하며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진 수석은 “국회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두 정당 모두 뜻을 같이 했다”며 “최선을 다해 협상을 계속하자는 원칙에 (양당이) 공감했다”고 다음을 기약했다.
후반기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 10일 지났지만 원 구성을 협상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회 의장단을 우선 선출한 뒤 법사위원장 배분을 재협상하자고 요구하지만, 국민의힘은 의장단 선출과 법사위원장 배분을 일괄 타결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늦장 개원은 여야 모두에게 부담이다. 민주당이 기존 합의를 번복하고 법사위원장을 사수한다면 ‘독주’ 프레임이 부각돼 또다시 심판론에 직면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여당으로 화물연대 파업, 부동산 세제 등 민생 현안에 지원이 부족했다는 책임론이 커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18개 상임위원회의 간사를 일괄 발표한다. 급한 대로 상임위 간사부터 선임해 정책·입법 현안을 챙기고 국회 공백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음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깔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늘(8일) 오후 당의 상임위 간사를 내정해 발표할 것”이라며 “국회 원 구성이 이뤄질 때까지 간사들을 중심으로 각종 정책을 준비하고 정부와 의견 교환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견인할 것은 견인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