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행복주택, 모듈러 공법으로 짓는다

공사기간·인력 원자재 절감 매력
LH 중층·중규모 단지로 적용 확대
내달 6-3 생활권 416가구 착공
스마트시티 시범도시에도 공급
사업 총괄하는 별도 직책도 신설

LH가 모듈러공법으로 공급하는 세종 6-3생활권 UR1·UR2 행복주택 조감도/사진 제공=LH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사 기간과 인력 자재 투입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모듈러(조립식) 주택’ 보급에 팔을 걷어붙였다. 2020년까지 저층 모듈러 주택 4개 단지를 건설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LH는 올 하반기부터 중층 주택이 포함된 대규모 단지를 착공해 본격적으로 미래 스마트 건설을 주도할 방침이다.




8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계룡건설 컨소시엄이 착공 예정인 세종 6-3생활권 UR1·UR2 행복주택 단지가 모듈러 공법으로 조성된다. LH가 민간 참여 공공주택 공모 방식으로 발주한 해당 사업은 총 416가구, 7층 이하 주택으로 구성됐다.


이 사업은 그간 LH의 모듈러 주택과는 단지 규모나 층수 측면에서 차별화된다. 그동안 LH가 건설한 모듈러 주택 단지 4곳은 대부분 4층 이하다. 부산용호 행복주택(2017년 준공)이 4층으로 지어졌고 세종사랑의집 영구임대주택(2020년 준공)은 최고 2층이다. 레고처럼 사전 제작된 모듈을 조립하는 모듈러 공법 특성상 적층 구조로 일정 높이 이상 올리는 것이 까다로운 탓이다. 또 기술 실증에 의의를 둔 곳이어서 152가구인 옹진백령의 국민임대주택(2020년 준공)을 제외하면 모두 100가구 미만의 소단지다.


업계에서는 LH가 세종 6-3생활권 UR1·UR2를 시작으로 모듈러 주택 공급을 본격화하고 2024년 착공 예정인 스마트시티 세종 국가시범도시에서 미래 주택의 표준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LH는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단지 5-1생활권 내 L5블록(대지면적 8만 1830㎡)에 모듈러 주택 특화 단지를 조성하고 1300여 가구를 공급할 계획을 세운 상태다.


LH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원자재 가격 및 노임 상승 등 건설 업계가 직면한 최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모듈러 공법은 표준화된 자재를 활용해 조립하기에 원자재 투입량도 줄고 인력 및 시간도 기존 공법에 비해 크게 절감할 수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중시하는 글로벌 트렌드에도 부응할 수 있다.


한편 LH는 이르면 8월부터 전국에서 진행하는 복수의 모듈러 주택 사업을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한다. 이 체계의 핵심은 별도로 선임되는 ‘모듈러 MP(사업점검 총괄전문가)’로 불리는 민간 전문가다. 국내에는 생소한 개념인 모듈러 MP는 사업 초기부터 준공 건축물을 염두에 둔 표준화된 자재가 필요한 모듈러 주택의 특성을 반영한 직책이다. 건설 사업의 전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프로젝트 매니저(PM)처럼, 모듈러 공법에 익숙한 전문가가 모듈러 설계와 제작, 시공 등을 아울러 총괄하게 된다.


LH는 신규 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을 위해 지난달에 ‘모듈러 발주 방식 다각화 및 사업 모니터링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빠르면 다음 주 연구 용역을 맡을 최종 낙찰자와 계약을 체결한다. LH 관계자는 “전통적인 현장 중심 생산 체계에서 탈피한 OSC(Off-Site Construction) 건축을 지속적인 도입하고 스마트 건설 기술을 주택 사업에 적용하기 위해 발주 방식도 개편하는 등 새 트렌드에 맞춰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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