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10대 소년이 드론을 사용해 수도 키이우에 진격하는 러시아 보병부대의 좌표와 사진을 전달해 전쟁영웅이 됐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15세 소년 안드리이 포크라사가 2월 말 수도 키이우를 향해 진격해오는 러시아 군용 차량 행렬 위로 드론을 띄워 포병부대에 좌표와 사진을 우크라이나군에 전달했다.

우크라이나 무인정찰부대 사령관인 유리 카스야노프는 “포크라사가 결정적인 좌표를 제공했다”며 "그는 진정한 영웅이고, 우크라이나의 영웅"이라고 포크라사를 칭송했다.

그는 키이우 외곽에 살고 스케이트보드 타는 것이 취미인 평범한 10대 소년이다. 하지만 전쟁이 일어나자 군은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포크라사가 그 지역에서 유일하게 드론을 다룰 수 있어 러시아군의 위치를 파악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포크라사는 "민방위군은 러시아 부대가 있을 만한 대략적인 위치를 알려줬다. 그 정보를 토대로 러시아군의 정확한 좌표를 찾아 전달하는 게 목표였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토미르 도로에서 이동하는 러시아 군대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트럭 중 한 대가 오랫동안 라이트를 켜놓고 있었던 덕에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포크라사는 찾아낸 러시아군의 구체적인 위치 정보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에 전달했다. 이에 우크라이나군은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약 40㎞ 떨어진 베레지브카 인근에서 러시아군을 저지할 수 있었다.

포크라사는 "나는 좌표와 사진을 줬고, 그 후 우크라이나군은 그 위치를 조준했다"라며 "어디를 포격해야 할지 명확한 좌표를 제공하는 게 내 임무였다"고 전했다.

포크라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너무 무서운 경험이었다"라며 "하지만 러시아군이 우리 마을을 침략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소비자용 드론이 러시아의 침공 기간, 전쟁 범죄와 병력 이동의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됐다고 전했다. 또 “드론으로 찍은 사진은 SNS와 우크라이나군에 공유되기에 러시아군은 숨을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타라스 트로이악 우크라이나 드론 소유자 연합 대표는 "드론이 전쟁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을 도울 수 있는 드론과 조종사들이 없었다면, 키이우는 이미 러시아군이 점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