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넥스트 테슬라는 어디 있을까

최영권 우리자산운용 대표



“테슬라 다음엔 뭐가 오를까? 지금 어떤 주식을 사야 하지?”


거리 두기가 해제되며 잦아진 모임에서 이런 질문들이 심심찮게 오고 간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가파른 주가 오름세를 목도한 사람들이 다음으로 투자할 만한, 지금은 저평가됐지만 눈부신 성장을 기대할 만한 기업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는 ×방증이다.


기업가치는 회사의 미래 현금 창출 능력과 직결된다. 회사가 미래에 벌어들일 수익이 커질수록, 수익이 발생하는 기간이 길수록 기업가치는 커진다. 지금은 기술 개발로 거대한 손실을 기록하는 기업이더라도 투자하는 기술이 미래의 고부가가치 산업에 해당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와 오래도록 지배적인 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재 매출은 높지만 지속 가능성이 낮아보이는 기업보다 기업가치가 클 수 있다. 테슬라가 그러했다. 새로운 플레이어가 진입하기 어려운 자동차 산업에서, 내연기관차가 주류를 이루던 시대에 선제적으로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제품 수율 불균형으로 수익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는 긴 시간을 보냈다. 그때 테슬라의 미래 가치를 알아본 사람들은 과감히 투자했다. 10년이 지나 친환경이 강조되는 사회가 도래한 지금 전기차 시장의 선두 주자가 된 테슬라는 엄청난 판매액을 올리며 높은 수익률을 돌려줬다. 자동차 업계에서 미래를 상징하는 기업이 된 테슬라의 높은 프리미엄은 당분간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어떤 기업이 그 뒤를 잇게 될까. 정책이나 규제 변화에 해답이 있다. 정책과 규제 속에 사회가 당면한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미래 방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의 글로벌 정책과 규제 변화에 대한 큰 화두는 단연코 ‘그린’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였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 자동차, 배터리,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중심의 신사업 육성과 탄소 배출에 대한 제재가 줄을 이었다. 이젠 환경 친화적이고 ESG 경영을 잘 실천하는 기업만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 자명하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해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사업 구조 재편 등을 통해 새로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기업을 찾아 투자해야 한다. 사례를 들어보자. 올해 1월 정부가 전기차 폐배터리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은 정책이 시행된 배경에는 친환경 차량 보급 확대로 인한 폐배터리 배출량 증가라는 문제가 있다. 폐배터리 배출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를 단행해 시장 선점에 나선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안정적인 장기 성과 창출로 각광 받고 있는 ESG펀드들도 큰 틀에서는 이러한 투자 메커니즘을 활용한다. 회사의 비재무적 요소(ESG)를 분석함으로써 사회 변화에 대한 기업의 대응력, 미래 성장성, 리스크 등을 투자 의사 결정에 반영하는 것이다. 만약 흙 속의 진주 찾기가 어려워 투자를 미루고만 있다면 ESG펀드부터 투자해 보라. 그 속에 숨어 있는 넥스트 테슬라가 괄목상대(刮目相對)해 당신의 미래 수익률을 반짝이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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