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언제나 마음을 두드린다. 진심으로 꽉꽉 채운 노래를 듣고 있으면 희망으로 가득 찬 미래가 기다려진다. 착실히 밟아온 지난 9년의 길을 돌아보며 다시 마음을 다잡고, 순수한 초심으로 다음 챕터의 문을 여는 앤솔러지(anthology) 앨범이 그렇다.
10일 오후 1시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의 새 앨범 '프루프(Proof)'가 발매됐다. 데뷔 9주년을 앞둔 이들이 그동안의 활동을 돌아보며 챕터1을 마무리하고 다음으로 나아가자는 의미가 담긴 앨범이자, 방탄소년단의 이름값을 증명하는 앨범이다.
방탄소년단은 타이틀곡으로 강렬한 댄스가 아닌 따뜻한 분위기의 미디엄 템포의 얼터너티브(Alternative) 힙합 장르를 선택했다. 타이틀곡 '옛 투 컴(Yet To Come)'은 "당신의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의미로,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그리는 이번 앨범의 의미를 관통한다.
아울러 RM, 슈가, 제이홉이 직접 곡 작업에 참여해 더욱더 진심이 묻어난다. 어려운 시기를 거쳐 최고에 오른 이들이 솔직한 소회를 담담하고 차분하게 노래해 가사에 더 집중된다.
방탄소년단은 '옛 투 컴'으로 2년 여만에 음악방송에 출연해 팬들과 데뷔 9주년을 기념한다. 이들은 오는 16일 Mnet '엠카운트다운'을 시작으로 17일 KBS2 '뮤직뱅크', 19일 SBS '인기가요' 등에 연이어 출연해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 포인트 톺아보기
9년간의 역사 총망라, 3CD·총 48곡에 녹였다
방탄소년단이 걸어온 길을 함축한 앤솔러지 앨범인 만큼 앨범 구성 또한 특별하다. 총 3개의 CD에는 방탄소년단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멤버들의 생각을 담은 곡들로 채워졌다.
첫 번째 CD는 방탄소년단의 연대기를 알 수 있다. 역대 앨범 타이틀곡이 시간 순서대로 배치돼 있고, 마지막 트랙에 이번 타이틀곡이 담기면서 방탄소년단이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공고히 한다. 첫 번째 트랙인 '본 싱어(Born Singer)'가 방탄소년단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모였던 이들의 고백이 담긴 미발매곡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두 번째 CD는 방탄소년단의 솔로곡과 유닛곡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이 9년간 따로 또 같이 음악으로 소통해오며 다양한 영역을 구축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세 번째 CD는 팬 아미에게 바치는 스페셜 버전으로, 신곡 '포 유스(For Youth)'를 제외하고 오직 CD를 통해서만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한 모음집이 아니라 멤버들이 직접 선정해 세심하게 구성한 것이 돋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불법 촬영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을방학 정바비가 참여한 곡 '필터'가 수록된 것에 아쉬움을 전하고 있다.
3곡의 신곡에 담긴 아미에게 전하는 메시지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옛 투 컴'을 비롯해 '달려라 방탄' '포 유스'까지 총 3곡의 신곡이 포함됐다. 세 곡의 공통점은 솔직한 가사다.
두 번째 CD의 포문을 여는 '달려라 방탄'은 비가 새던 작업실에서 시작한 이들이 현재의 성공을 이뤘지만, 앞으로도 계속 달리겠다는 다짐이 날 것의 가사로 담겼다.
'포 유스'는 세 번째 CD의 마지막 트랙으로, 굴곡 있는 방탄소년단의 길을 함께 걸어온 아미를 빛내주는 선물 같은 곡이다. 단순히 고맙다는 말이 아닌, 진심으로 한 자씩 써 내려간 가사가 돋보인다.
◆ 뮤직비디오 톺아보기
'옛 투 컴' 뮤직비디오는 광활한 사막 위에 있는 7명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올 화이트 의상으로 갖춰 입고 우두커니 앉아 있는 멤버들, 화려함 없이 파란 하늘과 사막으로만 이뤄진 모습에 더 집중하게 된다.
아무것도 없는 사막 위에 이질적인 오브제의 등장은 눈길을 끈다. 놀이기구, 꽃밭 위 피아노, 스쿨버스 등 방탄소년단의 지난 뮤직비디오 속 장면들에서 영감받은 오브제들은 이들의 추억을 회상하게 한다.
뮤직비디오 말미 오아시스를 찾은 듯 스쿨버스를 발견하고 좋아하는 멤버들의 모습은 같은 추억을 갖고 살아온 것을 느끼게 한다. 곧이어 한 버스를 타고 서로를 바라보며 토닥이고 미소 짓는 모습은 다 함께 미래를 향해 간다는 것을 암시한다.
◆ 가사 톺아보기
'옛 투 컴'은 일기장처럼 솔직한 가사다. 화려한 수식어로 꾸미기 보다 진실한 내면에 초점을 뒀다. '최고'라는 말이 당연해진 위치이지만 무겁고 불편한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고백은 무겁게 다가온다. 단지 음악이 좋아 달리는 소년을 가슴속에 품고 있다는 것은 반갑기도 하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더 최고일 이들의 여정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