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식당 종업원이 예리한 관찰력으로 계부에게 학대를 받던 소년을 구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9일(현지시간) CNN, 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플로리다 오렌지카운티 검찰청은 티모시 윌슨(36)은 의붓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윌슨은 A(12)군을 수시로 가두고 굶기거나 군사훈련과 같은 무리한 운동을 시키며 때리는 등 갖은 학대를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이 윌슨의 끔찍한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계기는 플로리다 올랜도의 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여종업원의 눈치 덕분이었다.

지난해 1월 1일 레스토랑 종업원 플라비앙 커발로는 신년 외식을 나온 손님들을 상대하던 중 윌슨 가족의 미심쩍은 모습을 봤다. 앳된 A군만 혼자 아무 음식도 주문하지 않고 굶은 채 우두커니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A군은 마스크를 쓰고 모자 달린 티셔츠를 입고 있었지만 눈썹 사이에 흉터가 보였다. 그는 테이블에 다가가 '더 필요한 것이 없느냐'고 물었으나 어른들은 괜찮다고 답했다. 다만 가까이서 다시 본 소년의 얼굴과 팔에선 멍 자국이 보였다.

커발로는 종이에 '괜찮니?'라고 쓴 뒤 부모 몰래 A군에게 슬쩍 메모를 보여줬다. 메모를 본 A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연이어 그는 '도움이 필요하니?'라고 쓴 메모를 몰래 보여주자 A군은 고개를 끄덕였다. 커발로는 즉시 식당 매니저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경찰을 불렀다.

경찰 조사 결과 윌슨은 문 틀에 A군을 거꾸로 매달아 두거나 카트에 수갑을 채우는 등 잔혹하게 학대한 사실이 드러났다. A군의 몸 곳곳에는 흉터가 가득했으며, 몸무게는 또래 평균보다 9kg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군의 어머니 크리스틴 스완도 학대 방조 등의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다. 올랜도 경찰 관계자는 "그때 커발로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아이는 아마도 우리와 함께 있지 못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커발로는 CNN 제휴 방송사인 WESH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 관심을 기울이고 상황을 바꾸기 위해 나서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