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사가 만사…안이하게 대처하면 국정 동력 떨어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기자들과 만나 박순애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검증 논란에 대해 “음주 운전 자체만 가지고 이야기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언제 한 것이며 여러 가지 상황이라든가 가벌성이라든가 도덕성 같은 것을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자는 2001년 적발 당시 면허 취소 기준보다 2.5배 높은 혈중알코올농도로 만취 상태였다. 논문 중복 게재 의혹까지 겹쳐 교육 수장의 자질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윤 대통령은 그리 심각하게 보고 있지 않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검찰 출신 편중 인사 논란에 대해 “과거에 민변 출신들이 도배를 하지 않았나(8일)” “필요하면 또 (검찰 출신으로) 해야죠(9일)” 등의 언급을 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내 길을 가겠다’는 듯한 태도다.


김인철 교육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아빠 찬스’ 논란 등으로 잇따라 낙마한 후 새로 지명된 박순애 교육부, 김승희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자격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 후보자는 ‘관사 테크 갭 투자’ 의혹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이 당초 남성 위주의 조각을 했다가 “시야가 좁았다”면서 여성을 기용했으나 의혹이 잇따라 제기된 것이다.


검찰 출신을 요직에 전진 배치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금융감독원장에 경제 범죄 수사를 맡았던 전직 부장검사를 기용하자 논란이 확산됐다. 특히 한동훈 장관이 이끄는 법무부 산하에 인사검증단을 설치해 타 부처 장관뿐 아니라 대법관·헌법재판관 후보자의 검증을 맡긴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유능한 인재 적재적소 기용’ 원칙을 강조했으나 인사에서 성공하려면 능력과 자질·도덕성을 모두 검증하고 통합의 가치도 고려해야 한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인사에서 쓴소리를 경청하지 않고 안이하게 대처하거나 고집을 부린다면 리더십이 훼손되고 국정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 새 정부 출범 1개월을 맞아 인사 추천·검증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고 인재 풀을 확대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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