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는 것에 합의하면서, 이탈리아 정유사가 베네수엘라에 빚 대신 원유를 받기로 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2020년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행정부가 원유 수출을 제재하면서 거래가 막혀있었지만, 이번 러시아 사태 덕분에 활로가 다시 열렸다.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정유사 에니(Eni)의 유조선이 베네수엘라 해역에 도착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니는 베네수엘라 국영 정유사 PDVSA로부터 원유 65만 배럴을 받아 가기 위해 대기 중이다. 에니는 합작투자 파트너인 PDVSA가 빚을 갚지 못하자 현금 대신 원유를 받았으나 2020년 이후 약 2년간 원유 거래가 중단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이 원유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미국 국무부는 유럽의 원유 확보를 돕기 위해 지난달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을 다시 허용했다.
미 국무부는 에니와 마찬가지로 빚 대신 원유를 받아온 스페인 에너지기업 렙솔(Repsol)에도 거래 재개를 허가했다. 미국의 셰브런, 인도 국영석유회사 ONGC, 프랑스 모렐앤드프롬(Maurel&Prom)도 미국 정부에 이 같은 거래 재개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