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드라마에 나온 가방 어느 브랜드인가요? 출근용으로 딱인데…”
올 초 TV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든 가방으로 ‘조이그라이슨’이 화제를 모은 데 이어 분크, BBYB 등 트렌드·디자이너 핸드백 브랜드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지에서 화제를 모으며 소비자들의 눈도장을 찍고 있다. 여기에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다양한 가방을 구비하려는 소비 심리까지 더해지면서 이들 브랜드들은 명품 가방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12일 롯데쇼핑 통합 온라인쇼핑몰 롯데온에 따르면 지난달 트렌드·디자이너 브랜드의 핸드백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이달(6월 1일~7일) 들어서도 70%대의 높은 판매율을 기록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시기 보복소비 열풍으로 명품 가방이 인기를 얻으며 국내 핸드백 시장이 주춤했지만,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4월 판매율이 10%대 늘더니, 5월부터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특히 조이그라이슨·분크·BBYB·칼린·오야니·라코스테 등 주요 브랜드들은 최근 4배 이상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 중 이터널그룹의 뉴욕 컨템포러리 디자이너 브랜드 ‘조이그라이슨’은 최고 인기 브랜드로 손꼽히며 매출이 10배 이상 뛰기도 했다. 이번 시즌 주요 라인 업인 다이애나, 트라이베카, 세렌디피티가 연이어 완판 됐고, 세렌디피티 크로스백은 SNS 등에서 주목을 받으며 수차례 리오더에 들어가기도 했다. 코오롱FnC에서 ‘쿠론’을 성공적으로 론칭시킨 석정혜 대표의 ‘분크’ 역시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처럼 명품 소비 열풍 가운데 트렌드·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다시금 주목 받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각종 미디어에서 유명인들이 착용하며 주목 받은 영향도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를 기점으로 일상에서 다양한 디자인·색상의 가방이 필요해진 상황을 꼽았다. 외출이 잦아지면서 값비싼 명품 가방 하나 대신 같은 비용으로 상황에 맞는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중저가 브랜드의 가방을 여러 개 구매하는 식으로 소비 패턴의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허보현 롯데온 백화점 여성 잡화 상품기획자(MD)는 “일반적으로 명품은 비싼 가격 때문에 무난하고 오래 들 수 있는 클래식한 디자인이나 블랙 색상을 선호한다”며 “이 밖의 다른 화려한 디자인이나 색상은 20~30만 원대의 트렌드·디자이너 브랜드 가방을 선택하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화이트 가방의 경우 모든 브랜드를 불문하고 인기가 많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이트백은 흠집이나 이염에 취약해서 값비싼 명품 브랜드를 선택하기 쉽지 않다”며 “캔버스백도 중저가 브랜드에서 소비 심리를 만족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트렌드·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최근 산뜻하고 감각 있는 이미지로의 변신에 성공한 점도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전에는 트렌드·디자이너 브랜드들이 2~3만 원대 저렴한 가격대에 제품이 출시됐는데 요즘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색감과 디자인을 시도한 우수 품질의 제품들이 합리적인 가격대에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꿨다는 평가다.
이에 유통 업계에서는 최근 트렌드·디자이너 백들 찾는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해 인기 제품들을 모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온의 경우 미니백, 컨버스백, 크로스백, 컬러백 등으로 나눠 상품을 선보이며, 각 브랜드와 협의해 신상품을 선공개하거나 유명인들이 들어 화제가 된 상품들은 물량을 대량 확보해 최대 20%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