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경기가 확장국면 초기에 진입했지만 건설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 불안정 등으로 회복이 더딜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건설비용이나 편익 변동이 발생하면 공사 이해당사자 간 합리적인 분담 체계를 마련하는 등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은행 조사국 소속 박상우 과장과 황나윤 조사역은 ‘최근 건설경기 상황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공급제약 요인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건설경기는 양호한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급제약 요인들이 점차 완화되면서 개선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건설투자 주요 제약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건설자재 가격과 공급망의 불안정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워 개선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건설경기는 확장국면 초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건설수주는 2019년 2분기부터 건축허가는 2020년 1분기, 누적착공은 2020년 4분기 이전부터 저점을 형성한 뒤 확장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의 공급 확대 기조 역시 건설경기 국면 전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건설경기는 공사 소요 기간이 길고 정부의 주택 정책 기조 지속성이 크기 때문에 한 번 확장 국면으로 돌아서면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경향을 지닌다.
문제는 공급 측면에서 제약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코로나 확산,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으로 건설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에 건설공사 수익성이 크게 악화돼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신규 분양도 지연되고 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공사 상당 수가 원가 부담이 낮은 2019년부터 2021년 초반까지 수주나 착공이 이뤄진 만큼 최근 건설자재 급등은 건설공사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입국 제한으로 외국인 인력이 급감하면서 골조 공사 등 일부 공정의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됐다. 내국인 근로자도 비숙련이나 고연령 중심으로 고용이 증가하고 있어 노동 생산성 향상도 제약되고 있다. 근무시간 감소와 안전관리 강화 등 건설현장 환경도 바뀌었다. 공공공사 일요휴무제나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안전관리 강화 등은 중장기적으로 노동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건설 투자를 제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건설투자 변동의 요인별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최근 1년 동안 건설투자는 국내 건설 수요 요인이 2.4%포인트 플러스 기여를 했다. 반면 글로벌 원자재 가격 요인(-2.0%포인트)이나 국내 건설 공급 요인(-2.3%포인트)이 마이너스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추정됐다.
박 과장은 “건설투자의 견조한 회복을 위해서는 건설 비용이나 편익의 변동시 공사 이해당사자 간 합리적 분담 체계 마련, 건설 원자재 수입선 다변화, 국내 물류망의 안정성 제고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