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자영업자 절반 이상이 현행 최저임금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계에서는 급격히 인상된 최저임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중소·영세 사업자가 많은 만큼, 최저임금을 업종에 따라 달리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최저임금과 근로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대상자의 절반 이상인 51.8%는 현재 최저임금(시급 9160원)이 경영에 많이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보통'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3.4%였고, '부담이 없다'고 응답한 자영업자는 14.8%에 불과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폐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도 이미 한계 상황’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24.0%나 됐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동결하거나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동결해야 한다’는 응답률이 42.8%로 가장 높았고,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13.4%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이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부담을 고려해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을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적용 쟁점 검토’ 보고서를 통해 “우리 최저임금이 시장의 수용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빠르고 일률적으로 인상됨에 따라 일부 업종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일괄 적용함에 따라 업종에 따라 최저임금 미만율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해 기준 숙박·음식업의 미만율은 40.2%에 달한 반면, 정보통신업은 1.9%에 불과해 두 업종의 미만율 격차가 38.3%p에 달했다. 숙박·음식업 사업자 10곳 중 4곳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지급했다는 의미다.
경총은 “업종별 구분 적용이 해당 업종의 임금을 시장 균형 수준으로 회복시켜 고용 확대, 근로자와 기업의 선택권 확대 등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미국, 일본, 프랑스를 비롯한 13개국은 단일 최저임금이 아니라 업종, 지역, 연령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이미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