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암호화폐들이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이 8% 이상 급락하며 2만 5000달러 선을 위협받고 있고 이더리움과 리플 등 알트코인도 10% 안팎으로 떨어졌다. 암호화폐 시장은 ‘크립토 겨울’이 도래할 것이라는 공포감에 잔뜩 움츠린 모습이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13일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3303만 6000원으로 전날보다 8.16% 급락했다. 시총 2위인 이더리움 역시 1개당 172만 원 안팎으로 전날보다 12% 가까이 내려갔다. 리플(-8.7%), 에이다(-13.16%), 위믹스(-3.74%), 도지코인(-12.25%), 솔라나(-15.45%), 클레이튼(-10.35%) 등 대부분의 암호화폐들이 전날 대비 급락했다.
암호화폐가 급락한 것은 전날 발표된 미국의 5월 CPI가 8.6%로 시장 전망치인 8.3%를 웃돌았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4월 미국 CPI가 8.3%로 전달(8.5%)보다 낮아진 탓에 인플레이션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되면서 암호화폐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한 암호화폐거래소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 금리 상승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암호화폐 시장에는 악재”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암호화폐 대출 회사인 셀시우스가 모든 인출과 교환·전송을 중단하면서 테라 사태로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 심리를 더욱 움츠러들게 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암호화폐 시장을 둘러싼 안팎의 악재가 계속되고는 있지만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다른 알트코인에 비해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비트코인에 기대는 모습이다. 실제로 암호화폐거래소 코인원에 따르면 비트코인 도미넌스(암호화폐 시장 총거래량에서 비트코인 거래량이 차지하는 비율)는 47.24%(시가총액 1318조 5481억 원)까지 증가해 비트코인이 8000만 원을 넘어서며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