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의 안전운임제 일몰제 관련 총파업을 둘러싸고 책임론 공방이 일면서 물류대란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가 네 번째 교섭에서도 합의에 실패한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이 “정당이 개입할 차원은 아니다”라고 거리두기에 나서면서다. 다만 총파업 상황에서 당정 모두 안전운임제 연장밖에 대안이 없다는데는 동의하는 모습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을 만나 “왜 저희(당)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안전운임제 일몰제 관련된 것이라 입법 사안이고 국토부가 협상하는 것”이라며 화물연대와의 협상 결렬 책임을 부인했다. 이날 화물연대가 “국민의힘이 합의를 번복했다”며 총파업을 이어갈 뜻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국민의힘 측은 안전운임제 일몰제 연장에는 동의하지만 화물연대가 주장하는 일몰제 폐지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MBC)에 출연해 “안전운임제 3년 일몰제는 그것을 통해서 시행 효과를 측정하고 계속 유지할지 정하려 했던 건데 안타깝게도 지난 3년이 공교롭게도 코로나, 고유가가 겹쳐서 정확한 성과 측정이 어려웠던 측면이 있다”며 “그래서 일몰제 시한을 연장해 조금 더 성과를 측정하는 부분에는 크게 이견이 없다. 하지만 영속화할지는 좀 더 검토가 필요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관계자는 “가장 필요한 제도의 정착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 아직은 할 수가 없다. 3년 가지고는 안 되니까 최소한 연장하는 쪽으로 가야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화물연대 측이 국민의힘에 협상 결렬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면서 당 지도부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협상 당사자는 화주하고 화물연대”라며 “정부는 중간에 조정하는 역할”이라며 개입에 선을 그었다.
파업 일주일째를 맞아 산업계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국회에서의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안전운임제에 관한 입법 논의를 여당에 촉구하고 나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하루빨리 국회를 정상화해 안전운임제 등 입법을 논의하고 소비자물가 대책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지난 9일) 간담회에 불참했던 국토교통부는 뒤늦게 화물연대와 협상에 나섰지만 노사 이해당사자 간 중재를 위한 실무 교섭이라며 계속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