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올레드 TV 협상 중단

최근 패널 공급 협의 무산돼
삼성, QD-OLED 집중할 듯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 부회장.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005930)와 LG디스플레이(034220)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동맹’ 논의가 사실상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공급받는 대신 삼성디스플레이의 자체 기술 개발 쪽에 기대를 걸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13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공급 협상은 최근 중단됐다. 사실상 공급계약까지 논의하는 협상판조차 꾸려진 적이 없다는 후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LG디스플레이의 TV용 화이트(W)-OLED 패널을 공급 받는 방안을 검토했다. 업계는 최근 실적난을 겪는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거래처를 늘리고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TV 제품군을 확대할 묘안으로 평가했다. LG디스플레이의 납품을 받는 LG전자(066570) 입장에서도 올레드 TV 홍보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카드라는 진단이 나왔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협상이 성사될 경우 삼성전자가 올해 LG디스플레이 패널 100만~150만 대, 내년 400만 대를 공급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부회장)은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의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답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도 3월 2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서로 조건이 맞는다면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서울경제DB

협의는 그럼에도 차일피일 미뤄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측이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 투자 확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QD디스플레이에 13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결국 자체 기술로 승부를 보는 쪽을 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부터 현장 경영을 재개한 점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패널 생산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은 최근 80%대까지 올라간 상태다.


삼성전자의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 비해 OLED 패널의 가격이 월등히 높은 점도 동맹 성사에 부담으로 지적됐다. 업계 관계자는 “양 사 간 논의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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