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카카오 그룹 시총만 '43조' 증발

■10대 그룹 시총 183조 감소
삼성 127조 줄어 가장많이 감소
LG는 엔솔 상장 효과 74조 늘어
현대重도 4조↑, 롯데 10위 탈환


올 들어 대형주들의 하락세가 가파른 가운데 상위 10대 그룹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이 183조 원 증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스텝을 연이어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성장주 중심인 현대중공업(329180)과 리오프닝 수혜가 예상되는 롯데그룹주들은 하락장에서도 시총이 되레 늘었다.


13일 삼성·LG·SK·현대자동차·카카오·네이버·포스코·셀트리온·현대중공업·롯데 등 10대 그룹의 시가총액은 1326조 5889억 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상위 10대 그룹의 시총보다 183조 964억 원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말 시총의 12.13%가 사라진 것이다. 롯데그룹이 치고 나오기 전 두산그룹이 10위를 차지해 계산에 포함됐다.


한때 100조 원을 넘어섰던 카카오그룹의 시총이 가장 큰 폭으로 증발했다. 카카오·넵튠(217270) 등 카카오그룹사의 이날 기준 시총의 총합은 66조 3240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39.23%(42조 8083억 원) 쪼그라든 수치다.





대표 기술 성장주인 카카오그룹은 전 세계가 금리 인상에 시동을 걸자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기업이 거둘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가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에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룹사 중 카카오페이 시총의 56.01%(12조 8894억 원)가 사라졌다. 8일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가 카카오페이 500만 주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처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조아해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분 매각으로 인해 알리페이가 보유한 잔여 지분 관련 오버행 우려가 불거졌다”며 “최근 글로벌 증시의 성장주 주가 조정으로 동종 업계 업체들의 밸류에이션도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9일 카카오페이의 목표 주가를 16만 2000원에서 12만 원으로 낮춰 잡았다. 대표 성장주 네이버(NAVER(035420))의 시총도 같은 기간 20조 4241억 원(32.89%) 사라졌다.


삼성은 시총이 가장 많이 증발한 그룹으로 나타났다. 이날 삼성에스디에스(018260)(-12.78%·1조 5475억 원) 등의 시총도 줄었다.


SK그룹의 시총도 같은 기간 44조 7177억 원 감소했다. SK스퀘어(402340)도 자회사 SK쉴더스와 원스토어 상장 철회 여파로 시총이 3조 3103억 원(35.24%) 사라졌다.


이외에 현대차, 포스코, 셀트리온, 두산그룹의 시총이 각각 10.86%, 5.06%, 23.30%, 14.54% 줄었다.


반면 LG그룹은 LG생활건강(051900)의 시총이 각각 30.71%, 39.43% 감소했지만 LG엔솔 덕분에 순위가 기존 4위에서 2계단 올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 들어 시총이 4조 3283억 원(17.08%) 불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010620) 등 조선해양 업종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수주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순항하며 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 편입과 수요 증가 기대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롯데그룹은 리오프닝(경기 재개)의 수혜를 입으며 시총 10위를 탈환했다.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올해 주요 사업 부문의 영업 정상화가 확인되고 있고 사용권자산 손상 발생 가능성 또한 낮다”며 “6년 만에 당기순이익이 흑자 전환할 가시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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