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식수 3000톤…논란 커지는 싸이 흠뻑쇼

13일 인제군 남면 부평리 선착장 일대가 가뭄으로 인해 바닥을 드러내고 쩍쩍 갈라져 있다. 연합뉴스

올해 계속된 가뭄으로 전국의 댐과 저수지 수위가 낮아지면서 농작물 피해는 물론이고 어민들은 조업을 포기하는 상황에 처했다. 영월과 포항 등 바다에 둘러싸인 해안가 농촌이나 강수량 의존도가 높은 일부 지역에서는 마른 하늘에 기우제까지 올리는 상황이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강원도는 최근 3개월간 누적 강수량이 155.7㎜로 평년의 25.4% 수준에 머물렀다.


현재 춘천 소양강댐의 수위는 165m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6m보다 11m나 낮아졌다. 수위가 낮아진 댐 상류는 점차 바닥을 보이고 있고, 인근 춘천 툇골저수지는 저수율이 13.4%로 바짝 마른 바닥에 풀까지 자란 모습이다.


이밖에 다른 지역의 강수량과 저수율도 평년의 절반에 불과한 정도라 가뭄 해갈이 시급한 상황이다. 올해 경기도 강수량은 137.7㎜로 평년의 55.5% 수준이고, 충남은 165㎜로 지난해의 45.5%에 불과하다.



2018년 8월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싸이 흠뻑쇼 서머 스웨그 2018’에서 가수 싸이와 관객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농·어민들이 물 부족으로 밥벌이를 포기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잠정 중단됐던 물 사용 축제들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싸이는 지난달 4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흠뻑쇼’는 마실 수 있는 물을 쓴다. 식수를 사는 것”이라며 “물 값이 진짜 많이 든다. 콘서트 회당 300t 정도 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달 24일부터 26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워터밤 서울 2022’, 다음달 9일과 10일 서울랜드에서 열리는 ‘송크란 뮤직 페스티벌’ ‘신촌물총축제’ 등 물을 이용해 열리는 축제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1회 공연에만 식수 300t이 넘게 쓰이는 것과 관련해 "기왕 물을 써야 한다면 가뭄으로 고통받는 지역에서 쓸 수 없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배우 이엘은 12일 “워터밤 콘서트 물 300t, 소양강에 뿌려줬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축제 콘셉트도 좋지만 물의 유희성만 강조될 것이 아니라 물부족 문제의 심각성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시민들의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물 부족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번 달부터 세차나 관상용 잔디 급수 등을 제한하며 물 낭비에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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