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왕적 대통령 반면교사 삼아 ‘듣는 리더십’으로 소통하라

새 대통령 집무실 명칭이 사실상 ‘용산 대통령실’로 결정됐다. 대통령실새이름위원회는 14일 대통령 집무실의 새로운 명칭을 심의·선정하는 최종 회의를 갖고 집무실의 새 명칭을 권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민청사’ ‘국민의집’ ‘이태원로22’ 등 기존의 5개 후보 모두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대통령 집무실 명칭이 정리되면서 ‘용산 시대’가 본격 열리게 됐다. 우리 정치는 권력이 집중된 ‘제왕적 대통령제’의 고질적 폐단을 안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고 내각에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는 개혁에 착수한 것은 이런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특히 대통령이 출근길에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을 하는 등 수시로 언론과 접촉하고 견해를 밝히는 것은 소통 강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그러나 최근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일부 답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검찰 출신 편중 인사’라는 지적에 “과거에 민변 출신들이 아주 도배를 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필요하면 (검찰 출신 인사 기용을) 해야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사에 대한 비판 여론을 수용하지 않는 듯한 태도에 “그럴 거면 왜 정권을 바꿨느냐” 등의 지적이 나왔다. 또 박순애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음주 운전 논란에 대해서는 “언제 한 것이며 상황이라든가를 따져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만취 운전’ 전력을 가진 인사를 교육 수장에 임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상식이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주장을 말하는 리더십이 아니라 듣는 리더십으로 국민과의 진정한 소통에 나서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경청과 섬김의 리더십으로 공정과 상식을 찾아야 ‘내로남불’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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