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공포' 흔들리는 부동산 불패…영끌족 이자 부담 눈덩이[집슐랭]

각국 인플레이션 공포에 기준금리 인상 단행
미국 Fed, 0.75%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예상
주담대 7% 넘어 8% 시대 목전…영끌족 비상
부동산 더 이상 안전자산 아냐…미분양 속출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연합뉴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7% 시대가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주담대 금리 8%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을 비롯해 각국의 물가가 치솟으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41년만의 최고 상승률을 보인 물가를 잡기 위해 이달 자이언트스텝(한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간 이어져 온 ‘부동산 불패 신화’도 흔들리고 있다. 최근 1년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 올리면서 대출받아 집을 구매한 이들의 이자 부담은 늘어난 반면, 수도권 위주로 집값이 하락하며 자산 가치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까지 올릴 경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에 육박하며 ‘영끌족(영혼까지 끌어서 집 구매한 사람)’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주담대 금리 4%로 4억 원을 30년만기 원리금균등상환방식으로 빌린 경우 월 원리금은 191만 원, 총 대출이자는 2억 8748만 원인데 금리가 7%로 오르면 월 원리금은 266만 원, 총 대출이자는 5억 5804만 원으로 급증한다. 한달 이자만 75만 원, 총 대출이자만 2억 7056만 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이다.


여기에다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에 매매심리까지 위축되며 서울 외곽 및 수도권 집값도 흔들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서울에서 아파트값 상승률 77.9%로 25개 구 가운데 1위를 기록한 노원구의 경우 윤석열 정부 출범을 전후로 하락세로 돌아서며 최근 5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집값이 급등했던 수도권 지역 아파트값 역시 큰 하락 폭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C노선 호재로 지난해 38.56% 폭등했던 의왕은 올해 아파트값 누적 하락률이 -0.86%로 수도권(-0.27%)과 전국(-0.02%)를 웃돌고 있다.


매수심리도 위축되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첫째 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4로 지난주 90.2보다 0.8포인트 빠졌다. 지난달 9일부터 5주 연속 하락한 것이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주택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인 분양 시장에서는 미계약분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은 청약 불패’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서울 분양 시장에서 미계약분이 쏟아지면서 무순위 청약을 받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지난 7일 세번째 무순위 청약 공고를 게시한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지난 3월 일반분양에서 계약에 실패한 198가구에 대해 지난 4월부터 무순위 청약을 시도했지만 아직 33가구의 주인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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