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김혜영기자]국내 증시가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 공포에 파랗게 질린 모습이다. 이에, 코스피는 장 중 2,440선까지 고꾸라지며 연저점을 기록했고, 코스닥도 800선이 붕괴됐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물가 상승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결국 연준이 고강도 긴축 카드를 꺼낼 들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월가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 포인트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5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12% 하락한 2,490선에 장을 출발했다. 이후 낙폭을 확대하며 올해 처음으로 2,440선이 무너졌고, 장 중 2,436선까지 주저 앉았다. 이날 코스피는 7거래일째 하락 하며 전 거래일보다 45.59포인트(1.83%) 내린 2,447.38에 장을 마쳤다. 전일(2,492.97)에 이어 종가 기준으로도 연저점을 다시 쓴 것이다.
수급을 살펴보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3,463억원, 736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 4,689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체로 파란불을 켰다. 삼성전자는 4거래일 연속 장 중 52주 신저가(6만200원)를 갈아치웠다. 이날 삼성전자는 1.94% 하락한 6만700원에 마감했다. 이와함께, LG에너지솔루션(1.52%), SK하이닉스(1.21%), 네이버(3.36%), LG화학(0.53%), 삼성SDI(0.56%), 카카오(5.09%) 등도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한 종목은 86개, 보합 31개, 하락 812개를 기록했다.
코스닥도 결국 800선을 내줬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17포인트(2.93%) 내린 799.41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800선을 하회한 것은 2020년 8월 21일(796.21)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891억, 665억원 사들였고 외국인 홀로 1454억원 팔아치웠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상승한 종목은 147개, 보합 30개, 하락 1,300개를 기록했다.
환율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고강도 긴축 경계감이 미국채 금리와 원달러 환율은 연고점 부근까지 레벨을 다시 끌어올린 모습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1원 오른 1,290.5원에 거래를 마쳤다. 1,290원대에서 장을 마친 것은 약 13년 만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날 미국 증시가 미 연준의 75bp 금리인상 가능성 부각으로 10년물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국내 증시 또한 FOMC에 대한 경계감이 고조되며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상 우려에 따른 기술주 부담 여파가 지속되며 코스닥은 800선을 하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hyk@s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