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부짖는데 목 튜브 꽂고"…잔혹한 동물실험 美 발칵

개, 원숭이 등 동물에 '화학물질' 투약…실험 끝나면 안락사
구토, 떨림, 고열, 호흡곤란 등 부작용에도 치료 無
美 바이오기업 측 "의약품 개발 위해 필요" 반박

미국의 동물보호단체가 자국 바이오 기업이 의약품 개발을 위한 실험에서 개, 원숭이 등 동물의 목에 튜브를 꽂고 강제로 화학물질을 투여하는 현장을 폭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데일리메일 캡처

미국 바이오 기업이 의약품 개발을 위한 실험에서 동물의 목에 튜브를 꽂고 강제로 화학물질을 투여하는 현장을 한 동물보호단체가 폭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의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HSUS)는 비밀 조사관이 7개월 동안 자국 바이오 기업 이노티브의 인디애나주 실험실에서 직접 목격한 동물실험 현장 실태를 밝혔다.


HSUS의 비밀 조사관은 7개월 동안 실험실에서 근무하며 12개 이상의 제약 회사에서 의뢰한 70개 이상의 연구에 참여했다. 이 기간 원숭이, 비글 등 6000마리가 넘는 동물이 실험에 투입됐는데, HSUS는 “조사관은 실험실 직원들이 동물들의 목구멍에 튜브를 강제로 밀어 넣어 화학물질을 주입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바이오 기업 이노티브의 실험실에서 연구진이 개에게 튜브를 통해 화학물질을 먹이고 있는 모습. 데일리메일 캡처

HSUS에 따르면 동물들은 매일 튜브를 통해 화학물질을 섭취해야만 했다. HSUS의 비밀 조사관은 동물들이 철창 안에 갇힌 채 낑낑거리며 고통스러워하거나 비틀거리는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그는 “개들이 구토, 떨림, 고열, 호흡곤란 등의 부작용을 겪고 있음에도 계속해서 약물을 투여받는 걸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HSUS 측은 “2021년 8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최소 두 마리의 원숭이가 자신들이 묶여 있던 의자에 실수로 목을 매 숨을 거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실험실의 수의사는 개와 원숭이들이 고통으로 울부짖는데도, 그들을 치료하지 않았다. 오히려 실험실 직원에게 ‘동물들에게 다시 약을 먹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바이오 기업 이노티브의 실험실에서 강아지에게 화학물질을 투여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메일 캡처

동물들은 실험이 끝나면 안락사를 당한다고 HSUS는 전했다. HSUS는 현재 실험실에 80여 마리의 비글이 있는데, 이들이 안락사 될 것을 우려해 이노티브에 “그들을 풀어주고, 입양 보내라”고 촉구하고 있다.


키티 블록 HSUS 대표는 “우리는 이 고통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며 “FDA(미국 식품의약국)와 제약 산업이 동물의 고통을 이용하기보다는 동물 실험을 더 우수한 기술로 대체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지적에 이노티브 측은 의약품 개발을 위해 법적으로 필요한 연구였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노티브 관계자는 “개 실험을 통해 인슐린을 발견했고 유전적으로 변형된 쥐 연구를 통해 에볼라 치료법을 개발했다"며 "많은 과학자는 동물 연구가 의학적 진보에 결정적이라고 말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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