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초고강도 통화 긴축 공포가 외환시장을 짓누르면서 원·달러 환율이 13년여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뛰어오르며 또 다시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원 10전 오른 1290원 50전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 129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7월 14일(1293원) 이후 13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날 1289원에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오후 한때 1293원 30전까지 치솟으며 전날 갈아치운 연고점을 재차 경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극도의 경계감이 확산하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진 결과다. 미 연준이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로 달러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원화 가치 하락을 부채질했다.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뛰어올랐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1.8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666%로 마감하며 2011년 8월 4일 이후 1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연 3.795%로 10.4bp 상승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11.9bp와 14.7bp 상승한 연 3.822%와 연 3.572%에 마감했다.
미국발 통화 긴축 공포로 연일 외환·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재정·통화·금융 당국 수장이 한자리에 모인다. 관계 부처에 따르면 16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하는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거금회의)가 열린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재정·통화·금융 당국 수장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방기선 기재부 1차관 주재로 열릴 예정이었으나 최근 엄중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추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참석자들은 FOMC 주요 결과와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공유하고 주요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는 한편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