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내 정치인 등의 존안자료 일명 'X파일'이 있다고 언급해 논란의 중심에 선 박지원 전 국정원장 관련,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아직도 관종정치에 매몰돼 있는 것은 이제 고쳐야 한다"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홍 당선인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정치를 아는 그분을 존중하고 좋아합니다만 이제부터는 나라를 위해 그만 자중해 주셨으면 한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홍 당선인은 "최근 한국 사회의 모든 정보를 담당하면서 국정원장까지 지낸 분이 퇴임한 후 재임 중 알게 된 비밀을 무덤까지 가지고 갈 생각은 하지 않고, 너무 가볍게 처신하며 언론에 나와 인터뷰 하는 모습은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좋은 모습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홍 당선인은 또한 "원래 그 자리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었거나 적합하지 않았더라도 그 자리에 갔으면 그 자리에 맞춰 처신 하는게 올바른 행동"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홍 당선인은 "MB 정부 때 대통령께서 어느 주말 안가에서 두 사람만 조찬을 했을 때 국정원장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은 일이 있었는데 나는 그때 완곡하게 거절했다"고 지난날을 떠올렸다.

여기에 덧붙여 홍 당선인은 "'국정원장은 인생 마지막 공직인데 검사출신인 제가 비밀경찰의 수장으로 끝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씀드렸다"면서 "국정원장은 바로 그런 자리이고 또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가야 할 자리"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 전 원장은 지난 11일 전파를 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국정원 X파일'을 언급했다.

그는 국정원이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 등의 존안 자료를 만들어서 보관하고 있는데, 이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박 전 원장의 발언을 두고 국정원은 사실 여부를 떠나 기관 관련 사항 언급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확산하자 박 전 원장은 "몰매를 맞고 죽을 지경"이라고 호소하면서 앞으로 발언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