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4일 오후 데뷔 9년 만에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전격 선언하자 아미도 울고 개미(개인 투자자)도 울었습니다. 발표 직후인 15일에만 BTS 소속사 하이브(352820)의 주가는 24.87%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1조 9849억 원 증발했습니다. 다만 팀 해체설이 확산하자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빅히트뮤직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방탄소년단은 팀 활동과 개별 활동을 '병행'하는 계획을 밝힌 것"이라고 밝히며 주가는 하락을 멈추고 이틀간 2.41% 반등에 성공했지만 투자자들의 손실폭은 커 보입니다. 눈물을 흘렸을 투자자는 이들만이 아닙니다. 세계적인 팝스타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도 하이브 주주이기 때문입니다.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는 왜 하이브 주식을 들고 있을까요? 이들은 지난해 하이브가 미국 종합 미디어 기업 이타카홀딩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주주로 올라섰습니다. 이타카 소속 아티스트인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각각 5만 3557주씩 확보했습니다. 신주 발행가액이 21만 608원이니 112억 7953만 2656원을 투자했습니다.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입은 손실도 어마어마합니다. 최근 거래일인 17일 하이브의 주가는 유상증자 당시보다 6만 2108원 떨어진 14만 8500원입니다. 따라서 현시점 기준 이들은 최소 33억 2631만 8156원의 손실을 입은 셈입니다.
이들은 주가 급락에도 주식을 팔아치울 기회가 없었기에 현 시점 기준 손실을 피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이들이 참여한 유상증자 당시 발행된 신주는 1년 보호예수에 묶여있었기 때문입니다. 보호예수란 일정 기간 동안 주식을 보유할 것을 약속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소액 투자자 보호와 증권시장 안정화 등이 목적입니다. 이 기간 동안 투자자는 단 1주도 팔 수 없습니다. 보호예수 해제일이 이달 30일이라 눈물의 손절이 불가능했습니다. 하이브 주가가 고공행진하던 지난해 4분기에도 익절하지 못했습니다. RM, 진, 제이홉 등 BTS 멤버들은 지난해 4분기 하이브 주식 총 99억 4983만 원어치를 매도해 이익을 실현했지만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는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하이브의 주가가 반등해서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금융투자업계는 하이브의 주가가 당시 발행가액인 21만 608원은 넘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하이브의 적정주가는 34만 5971원입니다. 다만 BTS 단체 활동 잠정 중단으로 인한 실적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조정했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46만 원→29만 5000원), 케이프투자증권(45만 원→30만 원), NH투자증권(44만 원→31만 원), 하나금융투자(43만 원→36만 원), 현대차증권(40만 원→28만 5000원), SK증권(38만 원→25만 원), 삼성증권(37만 5000원→27만 원) 등 증권사들은 일제히 하이브의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습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BTS 완전체 활동 종료가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지며 하반기 투어가 사실상 힘들어진 점을 반영한다"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3240억 원에서 2253억 원으로 하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보호예수 해제일인 30일 전후 주가 변동성에 커질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통상 보호예수가 풀리는 날에 차익 실현을 위한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고 보호예수 해제 전에는 오버행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매도도 가세할 수 있기에 주가가 힘을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가가 52주 신저가 수준이라 차익 실현 가능성이 작고 해제물량이 전체 상장 주식의 2%에 불과하기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