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퀵커머스(즉시배송)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며 대형 유통 업체들이 앞다퉈 관련 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일부 업체들에서는 기대만큼 주문 수가 나오지 않아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최소 주문 금액을 올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배송이나 물류 창고 등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 장밋빛 미래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새벽배송을 종료한 롯데온은 바로배송 서비스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롯데온은 롯데마트를 일종의 배송 물류센터로 활용해 주문 후 1~2시간 이내에 상품을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운영 중인데, 점포별로 해당 서비스를 잇달아 종료하고 있다. 이달 초 판교점과 노은점에서 바로배송을 중단한 데 이어 11일부터 영종도점, 16일부터 서산점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오는 23일에는 시흥배곧점에서 서비스가 중단될 예정이다. 롯데슈퍼프레시 고양풍동점에서도 지난달 말 서비스를 중단했다.
점포별로 줄줄이 바로배송 서비스를 중단하는 이유는 투자 비용 대비 주문 수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온의 월 활성 이용자 수(MAU)는 2020년 10월 96만 여 명에서 169만 명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롯데온은 이륜차를 활용하지 않고 제품의 신선도를 위해 비용이 더 드는 냉장 탑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현재 전국에 있는 롯데마트 112개 점포 가운데 22개 점포만 바로배송을 운영 중이다.
점포별로 서비스를 종료할 뿐만 아니라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무료배송 기준도 강화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서 ‘1시간 즉시배송’을 하고 있는 홈플러스는 무료 배송의 최소 주문 금액을 이달 초 2만 원에서 3만 원으로 올렸다.
일찌감치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한 선두주자들도 비수도권으로의 확대에는 더딘 상황이다. 가장 먼저 서비스를 출시한 배달의민족의 ‘B마트’는 2018년 처음 서비스 출시 후 서울 외에서는 2020년 인천과 경기 일부 지역, 2021년 대전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전개할 뿐이다. 2020년 대구·부산에도 진출했지만 수요 부족으로 운영을 종료한 바 있다. 쿠팡이츠 역시 지난해 7월 ‘쿠팡이츠마트’를 시작했지만 1년 여 흐른 현재 서울 송파·강남·서초·강동·성동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오아시스마켓이 메쉬코리아와 지난해 합작회사 ‘브이’를 설립하고 론칭하기로 했던 ‘브이마트’는 6개월 이상 서비스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는 물류 시설에 대한 별도 투자가 필요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이 역시도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주문 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