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파이낸셜 스토리를 다시 구성하고 경영 시스템을 재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 등 불투명한 경영 환경 속 기업가치와 직결되는 이른바 ‘SK 경영시스템 2.0’으로의 체질 개선 필요성을 지적한 것이다.
20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2년 확대경영회의’에서 “현재 실행하고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는 기업가치와 연계가 부족했다”며 “앞으로는 기업가치 분석 모델을 기반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재구성하고 기업가치 기반의 새로운 경영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재무 성과뿐만 아니라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을 담은 스토리를 기반으로 고객·투자자·시장 등 이해관계자의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내 성장을 가속화하는 전략이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 금리 인상 등 복합 위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파이낸셜 스토리 등 경영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진단이다. 최 회장은 “현재의 사업 모델이나 영역에 국한해 기업가치를 분석해서는 제자리 걸음만 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면서 “현재의 사업 모델을 탈출하는 방식의 과감한 경영 활동에 나서야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조대식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신성장 산업 발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오프닝 스피치에서 “누구도 시도할 생각을 못한 영역에 대한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오랜 기간 치밀하게 준비하는 실행력이 글로벌 최고 수준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며 “과거에 안주하지 말고 지속 성장하는 회사를 만드는 데 힘써 달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 의장과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CEO들은 경제 위기에 대한 상황 인식을 공유하고 SK의 새로운 경영 시스템 구축과 신사업 모색 방법 등에 대해 외부 투자 전문가, 학계 인사 등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 선언 1년을 맞아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실행을 가속화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